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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에서 삼겹살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 씨는 최근 마장동에 위치한 축산 도매시장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돼지고기를 납품 받기 시작했다. 이 씨는 “오프라인 축산 시장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유통망이 폐쇄적인 반면, 온라인 플랫폼은 품질 관리가 뛰어나고 값이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온라인으로 갈아타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이점과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 축산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외식업자나 정육점 같은 기업간거래(B2B) 고객이 온라인에서 축산물을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축산 전문몰 ‘금천미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4% 성장한 4800억 원을 기록했다. 사업 구조가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같은 기간 축산물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미트박스’의 거래액도 3900억 원에서 4250억 원으로 늘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3배로 커진 수치다.
이들 플랫폼의 성장세는 기존 축산 유통의 강자였던 오프라인 도매업자들을 위협할 정도다. 업계는 지난해 기준 41조 원 수준인 전체 축산물 시장 중 약 11조 원의 거래가 온라인 상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전체 거래의 26.8%를 차지한다. 한 곳에서 고정적으로 상품을 납품 받는 자영업자들의 거래 관행상 변화는 더디지만, 2020년 28조 원 중 7조 원(25.0%)을 차지했던 데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B2B 전문 축산 플랫폼의 시초는 2009년 론칭한 금천미트다. 2014년 사업을 시작한 미트박스와 함께 현재 이 시장의 양대 축으로 평가받는다. 2018년부터 후발 주자의 진입도 이어졌다.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농협 ‘라이블리’가 대표적이다. 우아한형제들 ‘배민상회’와 대상의 ‘베스트온’ 같은 종합식자재몰도 새로 진입하거나 리뉴얼을 거쳐 전문 플랫폼과 경쟁하고 있다.
각 온라인몰은 저마다 차별화된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완전 직매입 구조인 동원의 경우 도축장에서부터 축산물 품질 관리가 시작된다. 자체 보유한 6개 육가공장에서 세절 및 포장 작업까지 관리한다. 정육점과 식당을 포함한 전국 17만 고객에게 1000여 개의 축산물을 익일 냉장 직배송하는 체계도 갖췄다.
미트박스는 축산물 판매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다. 시중 대비 30% 저렴한 값과 ‘축산물 가격동향 리포트’ 같은 정보 서비스가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미트박스 측은 “숫자로 보면 절반 수준인 B2B 고객이 거래액의 99%대를 차지한다”면서 “이들 사업자는 객단가와 주문 빈도수 면에서 압도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내 축산 도매시장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곡물이나 채소, 과일과 달리 1인당 3대 육류(돼지·닭·소고기) 소비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3대 육류 소비량 추정치는 60.6㎏에 달해 전년 대비 1.3% 늘었다. 무게로 보면 육류 소비는 이미 지난 2022년에 쌀을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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