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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정상이 다음 달 곧바로 ‘한일 수소협력 대화체’를 신설키로 하면서 전기차에 완전히 밀려버린 수소차에 대한 반전 기대감이 나온다. 수소차업계의 수석 ‘현대자동차’와 차석 ‘토요타’가 함께 협력에 나서고, 기술적으로 풀어가야 할 난제가 많은 연료전지(스택) 등에서 제휴를 맺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업계로부터 나온다.
27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와 토요타는 지난해 각각 5012대와 3839대의 수소차(상용차 포함)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로 따져보면 양사는 각각 34.7%, 26.6%로, 전체 수소 완성차 시장에서 양사 비중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처럼 수소 완성차 업계의 선두 주자인 현대차와 토요타가 대화체 신설을 계기로 ‘수소 협력’을 한다면, 기술개발 측면에서 활발한 제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 이익과 밀접한 양산 단계보다는 기술개발 단계에서 협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수소차 시대 도래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값싼 수소의 안전한 공급 등 생태계 조성과 선순환 외에도 수소전기차 스스로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게 핵심이다. 낮은 내구성에 비싼 연료전지는 좀처럼 획기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찻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스택의 원가를 낮춰야 하는데 원재료인 ‘백금’ 가격은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수소차 수명도 내연기관이나 전기차 대비 짧다. 중고차시장의 감가상각이 급속히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연구원장은 “양사가 기술협력을 한다면 세부적으로 연료전지 분야에서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연료전지에 쓰이는 백금 촉매의 가격이 비싼데, 이러한 핵심 부품들을 어떻게 대체할 수 있을지와 같은 식의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원장은 “양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언급한 만큼 기업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각국이 현대차와 토요타의 의사를 타진한 뒤 외부적으로 대화체 신설을 공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아키오 토요타 회장을 만나 미래 핵심사업인 수소차 등 분야에서 토요타와 중장기적 협업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 2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하며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기도 하다.
양사의 수소엔진 기술 개발 제휴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수소엔진은 연료전지와 달리 기존 내연기관에 수소를 직접 연소해 사용하는 수소차 동력의 또 다른 축이다. 그는 “아직 수소엔진은 경제성을 찾기 위해선 먼 길을 가야 하는 만큼 새로운 에너지 차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양사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일 양국의 공동 움직임이 이어진다면 수소나 암모니아 수입 시 가격이나 품질 관리 등 측면에서 두 기업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국은 공통적으로 수소나 수소를 전환할 암모니아를 수입해야 하는 몇 안 되는 국가들”이라며 “이를 공동으로 들여오거나 국제거래를 하는 등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 필요한 기본적인 룰을 함께 세팅하는 게 필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수소 공급망이 보다 안정된다면 두 기업의 기술 협력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현대차와 토요타가 인프라 등 문제로 구체적 움직임을 당장 보이긴 힘들 것이란 지적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 인프라는 민간이 알아서 할 수 없는 분야고, 정부의 움직임이 가장 필요한 분야”라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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