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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 대중 적자 韓, 美에 몰린 中…경제적 ‘뒷손’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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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간 경제적 협력 관계 복원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 견제에 맞서 파트너를 늘려야 하는 중국, 대중 무역적자 확대와 중국 내 한국 기업의 입지 축소 등을 우려하는 우리나라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다만 한·미·일과 북·중·러 진영 대치가 여전한데다 양국 산업의 경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라 실효성 있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리창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상품 교역뿐 아니라 문화·관광·법률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양국은 다음 달 초 FTA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후속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공급망·투자 협력 방안도 추진된다. 양국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상무부 간 채널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신설하며 공급망 핫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2011년 이후 중단된 장관급 협의체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재개하는 한편 한·중 경제협력교류회 2차 회의도 하반기 중 개최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랭했던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를 복원할 마중물은 마련됐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중 디커플링 정책에 동참하며 중국과의 무역에서 손해를 봐 왔다. 최근 수출 호조세에도 대중 무역적자 기조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수교 이후 처음으로 18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를 낸 바 있다. 

중국은 미국의 경제적 블록화에 맞서 자유무역 전도사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한·중 FTA 협상 재개에 동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과의 협력 강화로 한·미·일 밀월 체제에 부분적이나마 균열이 발생하기를 바라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안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8년 만에 어렵사리 재개된 서비스 분야 FTA 협상의 경우 단기간 내에 진전을 이루기는 어렵다. 

문지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통상 분야) FTA가 체결된 지 시간이 꽤 지난 데다 (서비스 분야의) 2단계 협상도 이제 막 재개된 것”이라며 “새로 추가하거나 보완해야 할 내용들이 많아 향후 진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입장이 적절히 반영되고 실효성 있는 내용으로 조정된다면 중요한 경제 협력 채널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망 핫라인 구축은 핵심 원자재와 관련해 대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호재다.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과 같은 사태를 방지할 최소한의 안전핀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시각이 중요하다.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길 원하는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 중국과의 경제 협력 역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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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13년 만에 복원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 역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중국 내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라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미·중 양국이 핵심적인 공급망에서 서로를 배제하는 상황이라 우리나라만 중간에서 입장이 애매해질 수 있다”며 “스스로의 포지셔닝이 매우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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