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에 아파트 수요자들이 대형 건설사나 고급화를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분양 물량을 더 선호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중견 건설사도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강화하거나 시장 영향을 덜 받는 공공공사 수주에 나서는 모습이다.
가격·입지 비슷한 조건이라면…대형사 선호
2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17일까지 전국 분양 아파트 단지 108곳 중 청약 경쟁률 1대 1 이상을 기록한 단지는 53곳으로, 이 중 상위 10대 건설사가 시공한 곳이 31곳(약 58.5%)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전체 249개 분양 단지 중 146곳이 1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10대 건설사 물량은 절반에 해당하는 73곳이었다.
또 지난해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중 7곳이 10대 건설사 시공 현장이었으며, 올해도 10곳 중 6곳이 10대 건설사 공급 물량이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요즘처럼 시장이 불안정하면 수요자들은 더 안정적인 곳을 찾기 마련이고 가격, 입지 등이 비슷한 조건이라면 대형사 물량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며 “이런 관심이 결국 준공 후에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상위 10대 건설사가 2배 높아
한편 올 상반기 10대 건설사 분양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도 다른 건설사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나 수요자들의 대형 건설사 선호 경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올해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전국에서 총 121개 단지, 4만7624가구(특별공급 제외)가 공급됐다. 이 중 10대 건설사는 52개 단지에서 2만6720가구를 분양했다. 그 외 건설사는 69개 단지, 총 2만904가구가 공급됐다.
여기서 시공능력평가 1위~10위 건설사의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7.48대 1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건설사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인 3.15대 1과 비교하면 약 2.4배 높은 수치다.
이는 대형 건설사가 짓는 단지의 상품성 및 입지가 중견 건설사 대비 우수하다고 판단돼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지난 3월 전국 성인남녀 5046명을 대상으로 ‘내 집 마련에 대한 수요자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57%가 아파트 구입 시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브랜드’를 꼽았다.
중견 건설사도 주택사업 강화, 공공공사 수주 나선다
이에 중견 건설사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주택사업을 강화하거나 민간 수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은 공공공사를 수주하려는 움직임이다.
반도건설은 지난 24일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를 선보였다. 지난 2006년 유보라 출시 이후 18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주거 브랜드라는 설명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새로 선보인 ‘카이브 유보라’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해 올해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완성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년 만에 신규 주거 브랜드 ‘아테라(ARTERA)’를 새롭게 출시한 금호건설 역시 올 하반기에 4500여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20년 만에 신규 브랜드를 출시한 만큼 서울, 수도권과 지방 주요 도시 등을 중심으로 민간 분양 사업에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주택 수주 및 분양에 변수가 생기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공공사 수주로 실적을 쌓는 모습이다.
동부건설은 최근 해양수산부가 발주한 2건의 항만 관련 공사(△부산항 진해신항 준설토투기장 호안 축조 공사 △광양 여천항 낙포부두 개축 공사) 사업권을 따냈다. 한신공영도 최근 LH가 발주한 ‘인천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성공사 2공구’ 현장 신축공사 시공권을 획득했다.
HJ중공업 건설부문도 지난달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명지지구 2단계 2공구 조성공사’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제1공구 건설공사’ 시공권을 각각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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