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 일부 은행이 이행계획(로드맵)의 구체성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금융지주와 은행을 대상으로 이사회 간담회를 실시해 보완 등을 주문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상황’을 공개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대체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게 개선안을 마련하고 올해 말까지 이행 완료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제출했다”면서도 “일부 은행은 로드맵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이행 여부 및 시기가 불명확한 항목이 있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감독기준의 글로벌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해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의 4개 분야에서 30개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모범관행 적용 범위가 방대한 만큼 각 은행은 이사회 논의를 거쳐 과제별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올해 1분기 중 은행별 로드맵을 제출받아 점검했다.
총 8개 은행 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 BNK, DGB, JB)와 16개 은행(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부산, 경남, 대구, 전북, 광주, 제주, SC, 씨티, 카카오, 케이, 토스)이 로드맵을 제출했다.
은행들은 대체로 이행 여부와 시기를 명시한 로드맵을 제출했지만 일부 항목에선 미흡한 점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항목의 사외이사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부분이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충실한 업무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사외이사 전담 지원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11개 사가 전담조직 설치를 완료했고 대부분 은행이 연내에 이를 이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2개 은행이 아직도 전담조직 설치 이행시기를 금융당국에 밝히지 않았다.
이사회 평가체계를 점검하는 항목에서도 1개 은행이 로드맵을 구체화하지 않았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은 이사회, 소위원회, 사외이사의 평가항목·내용 등을 정기적(최소 연 1회)으로 정비해야 한다. 평가체계 적정성을 객관적인 방법을 활용해 주기적으로(최소 매 3년) 점검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 23일부터 은행별 이사회와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 및 지주 이사회의장과의 고위급 간담회는 지난해 정례화한 자리로 연 1회 실시한다.
금감원은 “은행별 보완 필요사항 등을 논의해 개선토록 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이사회의 적극적 관심과 노력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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