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물류 비용 상승 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하 전쟁이 대리전이나 이란의 참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 추이를 관찰해야 한다.
확전이 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맞닿아 있는 레바논과 시리아 혹은 이란의 적극적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참전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며 이란의 경제난을 고려할 경우 자금원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낮다.
다만 이스라엘의 보수 세력들이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의도를 꾸준히 알려온데다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이란의 우라늄 농축이 가속화 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이스라엘 압박 유인이 감소하는 미 대선 이후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산업연은 이·하 전쟁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0.28%에 불과하다. 흑단·목재 등 일부 품목의 대(對)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높지만 대부분 다변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물류비·유가 등 간접적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아시아·유럽 노선 요금은 284% 올랐으며 다른 주요 동서부 노선 요금도 두 배 이상 인상된 상태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물류비 인상은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방현지 전문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과 운송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공급 차질과 가격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물류 비용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확전 상황에도 대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다. 석유 의존성이 매우 높은 우리 경제 특성상 국제 유가 상승은 비용 상승 압력으로 직결된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아 중동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미국 대선 이후 이란 제재 강화로 유가 상승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유가로 인한 생산비 상승 압력은 정유·화학·도로운송·항공운송 등에 직결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국지전이 지속돼 유가가 배럴당 97.5달러까지 오를 경우 생산비용이 전 산업 0.7%, 제조업 1.2%, 서비스업 0.32%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비 상승 폭은 석유제품이 11.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화학제품 1.8%, 운송업 1.3%, 비금속광물제품 0.8% 순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
방 전문연구원은 “확전 시 사태가 빠르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별 전개 가능성을 점검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등 최악의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정자금 등을 적절히 활용해 대응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유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완화하는 산업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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