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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증시 성장을 가로막는 이른바 ‘좀비 기업’ 퇴출을 통해 증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내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미래사업본부(가칭)을 신설해 수익원 다각화에 나선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24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방안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우선 밸류업 프로그램과는 별개로 부실 기업이 적시에 퇴출될 수 있도록 진입과 퇴출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장사가 상장 이후 당초 계획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과는 별개로 퇴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보니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HLB, 파라다이스 등의 기업들이 잇따라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 신뢰 상실과 결부돼 있다”고 봤다.
정 이사장은 “(증시) 진입과 퇴출이 정상화되면 증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실 기업이 상장을 유지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의 자금이 묶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퇴출이 됐다면 대안적 투자로 전환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좀비 기업 정리는 다른 기업에 대한 건전한 투자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장 기업 수 등의 지표를 봐도 우리나라 상장사 수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코넥스의 역할에 대해서도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을 지원해 성장을 돕는 시장이다. 초기 투자자들이 중소 기업의 성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013년에 출범했다. 정 이사장은 “코넥스에서 상장 준비를 해 자연스럽게 이전 상장을 하는 선순환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일본은 (기업 규모 별로) 프라임, 스탠다드, 그로스로 시장을 재편했는데 이런 사례들을 더 연구하고 당국과 협의를 거쳐 (코넥스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조직 개편의 밑그림도 공개했다. 특히 미래사업본부 신설이 눈에 띈다. 미래사업본부는 데이터와 인덱스 등 추가 수입원을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거래소의 주된 수입은 매매 거래 중개 수수료다. 지난해 매출은 약 6400억 원 수준으로 약 84%가 중개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대체거래소(ATS)가 출범해 경쟁이 시작되는 만큼 수수료 중심의 사업 구조를 탈바꿈 시킬 필요가 있다는 게 정 이사장의 판단이다. 정 이사장은 “해외 주요 거래소들은 수수료 수입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조직을 확대 개편해 새 수익원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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