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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보기] 바이든 대 트럼프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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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논설위원
김용호 논설위원

올해 미국 대선이 1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 경선이 보통 5월이나 6월에 마무리되지만, 이번에는 지난 3월에 일찌감치 현직 대통령 바이든과 직전 대통령 트럼프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어 양자 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비록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제3의 후보로 등장했지만, 당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처인 경합주(swing state)에서는 케네디 주니어가 바이든과 트럼프 표 중에서 누구의 표를 갉아먹는지가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양대 정당이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동안 여론추세를 보면 트럼프가 약간 우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3월부터 바이든이 추격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정적인 계기는 바이든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면서 나이를 극복하고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여성의 낙태권 유지, 기후 변화 등 진보 의제를 명확하게 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과 트럼프가 전국적으로 거의 비슷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경합주 7곳 중에서 트럼프가 5곳, 바이든이 1곳에서 앞서고, 1곳은 동률이어서 전자가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양대 후보 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바이든은 현직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으므로 선거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앞으로 남은 5개월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도 여러 가지이다. 첫째, 경제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주의 투표가 강한 것처럼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경제 투표가 강하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으로 현직 대통령 부시를 물리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경제가 좋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지속되면 바이든에게 유리해진다.

둘째, 선거쟁점 경쟁이다. 바이든과 트럼프는 각각 낙태문제와 이민문제를 부각시켜 지지자들을 동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과연 어느 쟁점이 더 효과적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공화당은 낙태를 반대하는 입장(pro-life)인데, 바이든은 공화당에 맞서 소위 프로-초이스(pro-choice), 즉 낙태는 여성에게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워 2년 전 중간선거에서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한편 트럼프는 반이민정서가 강한 농촌과 러스트 벨트(rust belt)의 백인 유권자들을 동원하기 위해 바이든의 친이민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외교정책이 선거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지난해 하마스의 공격에 대항하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규모 군사작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자, 미국 대학에서 반전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유대인 거액 기부자들이 하버드대학을 비롯하여 주요 대학에 반유대인 시위를 막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을 보고, 이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항거하는 학생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져나갔다. 이번 달에 미국 대학들이 여름방학에 들어감으로써 일단 소강상태이지만 가을 신학기에 시위가 격렬해지면 대선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반전시위에 나선 아랍인들과 청년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자인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바이든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바이든의 고령화 리스크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이다. 바이든은 현재 81세로 역대 최고령 대선 후보다. 그동안 연설을 하면서 나라 이름이나 사람 이름을 착각하는 등 고령화 증세가 나타남으로써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되었다. 지난 3월 연두교서 연설에서 이러한 우려를 크게 해소했지만 여전히 노인의 건강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중대한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는 77세이지만 바이든보다 나이가 적어 상대적 이익을 보고 있으나 민사사건과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백악관 기밀문서의 부적절한 취급, 선거법 위반, 자산 부풀리기 사기 의혹 등인데, 이 중에서 뉴욕에서 진행 중인 소위 ‘입막음 돈(hush money)’ 재판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2016년 트럼프 후보가 대선 직전 여배우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를 통해 ‘입막음’조로 돈을 지급하고 회사의 비용 기록을 조작했다는 혐의이다.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오는 경우 트럼프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트럼프가 현재 재판 중인 소송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그동안 트럼프는 재판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소송비용으로 총 7600만 달러(약 1050억 원)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트럼프의 선거 모금액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트럼프가 각종 재판에 나가면서 선거운동 시간이나 비용에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선거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미국 대선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쟁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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