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오는 7월 인적 분할을 거쳐 2개 지주사 체제로 개편되는 가운데, 신설 지주사 ‘HS효성’을 이끌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분할을 전후로 해외 투자 계획을 포함한 기업 비전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HS효성의 주축 기업인 효성첨단소재는 한국과 베트남에 주력 사업인 타이어코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최근 업황이 개선되면서 아시아 국가에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유력한 지역으로는 인도와 캄보디아 등이 꼽힌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주사 ㈜효성은 다음 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승인 절차를 밟은 뒤, 7월 1일부터 2개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된다.
각 지주사는 추후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선다. 조 부회장은 신설 지주사 HS효성을, 조현준 회장은 존속 지주사 ㈜효성을 맡는다.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 6개 계열사가 소속된다. ㈜효성 산하에는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앤에스 등이 남는다.
이번 지주사 분할이 실제 형제간 계열 분리로 이어지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친족 간 계열 분리를 신청하기 위해선 상장사 기준 친족 지분을 3% 미만으로 구성해야 한다. 조 부회장은 아직 ㈜효성 지분 21.42%, 효성화학 지분 6.16%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남긴 지분도 정리한 뒤에야 공정위에 계열 분리를 신청할 수 있다.
계열 분리가 늦어지더라도, 조 부회장은 조만간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신설 지주사를 본격적으로 경영하게 되는 만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앞으로 HS효성이 나아갈 방향성과 투자 계획 등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미와 유럽 지역의 타이어 교체 수요가 늘면서, 타이어코드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모양을 잡아주는 고강도 섬유 보강재다. 효성첨단소재가 세계 시장에서 약 50%를 점유하고 있다.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는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인도가 꼽힌다. 지난해 인도에서 새로 팔린 자동차는 약 500만대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효성첨단소재의 인도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은 9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인도를 타이어코드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최근 방한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를 만나 “캄보디아는 우호적인 비즈니스 환경과 발전 잠재력이 있는 나라다. 중국·베트남에 이어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에도 관심과 지원 확대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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