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인재 양성 측면서 미국 앞질러
팬데믹 이후 미국 내 이공계 교육 위기 틈타
전 세계 최고 인재 중 47% 중국 출신…미국은 18% 그쳐
“지나친 반중 정서가 毒”
미국서 활약 중국 인재, 자국 복귀 늘어
빅테크를 위시한 미국의 인공지능(AI) 독주체제는 앞으로도 유지될까. 중국이 미국 내에서 이공계 교육 위기론이 고조되는 허점을 노려 AI 리더십을 가져오려 한다.
이미 AI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매크로폴로가 2022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글로벌 AI 인재 추적’ 연구에 따르면 세계 상위 20% 수준의 AI 연구자(학사학위 기준)의 47%가 중국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최고 AI 연구자 2명 중 1명은 중국 출신이라는 이야기다. 2019년 29%에서 불과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출신 AI 연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18%로 축소돼 중국과 대조를 이뤘다. 한국의 경우 2%의 비중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미국에서 근무하는 상위 20% AI 인재 중에서도 중국 출신은 2019년 27%에서 38%로 늘어나 미국 본토 출신 비중(37%)을 웃돌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오픈AI의 핵심 개발자 리징이다. 그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최근 오픈AI가 공개한 동영상 생성 AI ‘소라(Sora)’와 챗GPT 최신 모델 ‘GPT-4o(포오)’ 개발에 핵심 멤버로 참여했다. 소라 탄생에 일조한 또 다른 핵심 기술 개발자 리키 웡도 중국에서 태어나 고등교육까지 중국에서 받고 2016년 미국 UC버클리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마쳤다.
중국이 인재 부분에서 미국을 앞지르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미국 내에서 이공계 교육의 위기론이 불거진 사이 중국이 이 분야의 교육을 강화하고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립과학위원회(NSB)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여파로 2020~2023년 전미 교육과정평가에서 8학년생(한국 기준 중학교 2학년생) 대다수의 수학 성취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이공계 전공 선호도는 떨어지고 최선호 전공으로 경영이 꼽혔다.
이를 두고 NSB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인재 위기”라며 “발 빠르게 교육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이공계 선호도가 높아졌고, 2020년부터 3년 연속 AI가 최선호 전공으로 꼽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중국 출신 AI 인재는 늘어나는 데, 미국의 반중(反中) 성향이 짙어지면서 미국 무대에서 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출신 AI 인재들의 상당수가 그간 중국에서 학부 교육을 받았더라도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현지 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안보 우려를 이유로 중국 출신 AI 인재를 배척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중국 출신 AI 인재들을 소외시키려는 미국의 안보정책과 이민정책이 미국의 AI 리더십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에서 활약하던 중국 인재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 유학 대신 중국에 남는 것을 택하는 중국 인재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크로폴로 연구에 따르면 중국 내 체류 중인 세계 상위 최고 AI 인재는 2019년 11%에 그쳤으나 2022년 28%로 크게 늘었다. 인재의 풀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는 AI 연구기관도 2019년 2곳에서 6곳으로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AI 기업들은 자국의 거대한 시장을 배경으로 미국에 역전할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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