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연령따라 할인 폭 구분…품질ㆍ서비스에선 큰 차이 없어
고령층도 OTT 등 사용량 증가…”기본 데이터 턱없이 부족” 불만
이통사 “시니어 요금 출시 초기…더 다양한 상품 계속 선보일 것”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의 고령층 요금제의 선택 폭이 청년 요금제에 비해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대ㆍ혜택 면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가 운영하는 스마트초이스의 ‘이통3사 주요 5G 요금제 현황’에 따르면 5G 청년 요금제는 총 32개다. 반면 5G 고령층 요금제는 10개다. 청년 요금제 적용 대상은 만 34세 이하 고객이다. 고령층 요금제는 만 65세ㆍ만 70세ㆍ만 80세 등 나이를 기준으로 상품 유형을 나눠 할인 폭을 구분했다.
청년 요금제와 고령층 요금제 간 가격대 차이도 크다. 이통3사 5G 청년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것은 3만7000원짜리다. SKT ‘0청년 37’ 상품은 6GB(기가바이트) 기본 데이터에 최대 400kbps(초당 킬로바이트) 속도를 제공한다. KT ‘와이덤(Y덤) 5G 슬림’은 기본 데이터 5GB, LG유플러스 ‘유쓰 5G 미니’는 기본 데이터 9GB를 지원한다. 가장 비싼 청년요금제는 9만9000원의 SKT ‘0청년 99’이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으며 공유 및 테더링 데이터는 100GB까지 이용 가능하다.
5G 고령층 요금제의 가격은 3만9000원에서 4만5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LG유플러스 5G 시니어형의 3만9000원으로, 10GB 데이터 제공에 소진 시 최대 1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지원한다. 5G 고령층 요금제 중 가장 높은 가격은 SKTㆍ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4만5000원짜리 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10GB 데이터에 1mbps 속도로, 가장 저렴한 상품과 동일한 조건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비슷한 요금제를 제공하면서 할인 폭만 나이에 따라 조정한 것이다.
데이터 다양성도 적다. 이통3사 요금제를 분석했을 때 5G 노인요금제에 제공되는 기본 데이터는 8GB에서 10GB까지다. 최대 속도는 모두 1mbps다. 이에 대해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 실장은 “데이터 제공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한 실장은 “노인이 데이터를 적게 쓴다는 건 고정관념”이라며 “‘노인층 안에 노인층’이 존재해 데이터를 많이 쓰는 노인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액티브 시니어’인 노 씨(66)는 최근 이통3사 중 한 곳에서 5G 요금제를 바꿨다. 시니어 대상 요금제를 쓰다 불편함을 느껴 일반 5G 요금제로 옮겼다는 것이다. 노 씨는 “나도 넷플릭스 본다. 다큐멘터리 좋아서”라며 “그런 혜택도 (고령층 요금제에는) 없고 속도도 느려서 바꿨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요금제를 바꿨다는 오 씨(51)는 “나이 많이 드신 분들은 통신사 한 곳을 오래 사용한 충성고객이 많은데, 회사에서 너무 방치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통3사는 정치권 발 요금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동통신사 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며 강경한 기조를 보였다. 이통3사도 중간요금제 출시,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 세분화 등을 추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통신사는 다양한 제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청년 요금제에 비해 고령층 요금제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시기적 차이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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