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두산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CEO), 박상현 CFO(최고재무책임자), 정영인 COO(최고운영책임자) 등 3인 각자대표체제다. 박지원 회장은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 동생으로 두산그룹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박지원 회장과 박상현 CFO는 연세대 경영학과 84학번 동기다. 박지원 회장이 1965년생, 박상현 CFO는 1966년으로 한 살 차이가 나긴 하지만 박상현 CFO가 ‘빠른’ 1966년생이라 박지원 회장과 동갑내기 친구로 통한다.
특히 두 연세대 84학번 동기 인연이 남다르다. 두 사람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다시 만나 회사 위기를 함께 했고 최근에는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먼저 박상현 CFO는 지난 2004년 두산 전략기획본부(CFP) 부장으로 두산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2015년 ㈜두산 부사장(CFO), 2018년 두산밥캣 대표이사(CFO)를 맡는 등 재무 부문에서 활약했다. 2020년 7월에는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 재무관리부문 부사장에 선임됐다. 당시 위기 상황이었던 두산중공업 재무건전화가 박상현 CFO 역할이었다.
두산중공업은 석탄화력 분야 실적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중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단기채 차환이 막히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거기다 자회사 두산건설이 일산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박상현 CFO와 (주)두산 김민철 CFO는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에 닥친 재무위기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두산인프라코어를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 8500억원, 두산솔루스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7000억원을 받고 각각 매각했다, 문제의 두산건설도 2021년 12월 더제니홀딩스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그 결과 2019년 300% 넘던 두산에너빌리티 부채비율은 2020년 259.77%, 2021년 169.32%, 2022년 128.66%, 2023년 127.28%로 급격히 개선됐다.
일단 급한 불이 진화되자 이번에는 CEO 박지원 회장이 움직였다. 박 회장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석탄화력발전 등 구사업에서 위기를 겪은 경험을 토대로 친환경발전사업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박 회장은 차세대 원전, 가스터빈,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을 4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두산에너빌리티 CEO에 오른 박지원 회장은 2019년 가스터빈 국산화로 한국을 세계 5번째 대형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 모델 보유국으로 만드는데 공헌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핵심 설비로 꼽히는 원자로, 발전터빈 등 원전 주기기를 국내에서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 건설 사업에서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이 채택되며 첫 수주에 성공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분야에서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공동 프로젝트인 스마트 원전 설계 업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에 6000만 달러 규모 지분투자를 완료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글로벌 원전 시장에 기자재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는 최근에는 30조 원 규모 체코 두코바니·테믈린 신규 원전 사업 수주전에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참여해 유력 사업자 후보에 올랐다.
박지원 회장 형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체코 현지에서 얀 피셰르 체코 전 총리, 페트르 트르제슈냐크 산업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 수주 지원 행사인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열었다.
수주 가능성은 커보인다. 지난 16일 체코 현지 매체는 “(경쟁국 프랑스 대비)덤핑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 한국수력원자력 승리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박지원 회장은 디지털 비즈니스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지원 회장은 지난달 미국 IBM 본사를 방문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려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미래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프로세스를 효율화해야 한다”며 “IBM과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그룹 비즈니스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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