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남숙 기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불법 공매도를 감시하고 차단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소 10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공매도가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통상 1년 걸려”
한국거래소는 지난 24일 정은보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전산 시스템 개발에는 통상 1년 정도가 걸린다”면서 “최대한 단축하더라도 10개월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은보 이사장은 이어 “시간 단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안정적인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공매도 전산 시스템이 완비되기 전까지는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는 올해 안에 공매도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공매도 재개 시기와 관련 올해 6월말 개인적으로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대통령실과 한국거래소는 이를 정면으로 배치한 것이다.
정은보 이사장은 ‘시스템 구축 완료 때까지 공매도가 중지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공매도 관련 정책 방향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그리고 거래소의 기술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곧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좀비기업 퇴출 방안 적극 검토
또 정은보 이사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관련, 좀비기업 퇴출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장 기업 수가 주요 선진국보다 많은 편”이라면서 “좀비기업이 상장 상태를 유지하면 투자 자금이 묶여 건전한 기업 투자로 전환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칙에 기반한 정리로 건강한 자본시장과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 퇴출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며 필요 시 연구 용역도 발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은보 이사장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도록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인 이더리움의 ETF(상장지수펀드) 편입이 허용된 것과 관련해서는 “거래소가 결정한 사항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가상자산 ETF 허용 시 증시 자금 유출 우려에 대해선 “개인 투자자들의 결정이라 관여하기 어렵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대체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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