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사(NASA·미국 항공우주국)’인 우주항공청이 27일 닻을 올린다. 개청에 맞춰 정책 방향과 비전, 임무, 조직 구성 등 운영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우주청은 27일 오전 경남 사천시에 있는 임시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이날 윤영빈 신임 청장을 비롯해 존 리 우주항공임무본부장, 노경원 차장은 소속 직원 110명과 간단한 상견례 행사를 가진 뒤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제정된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우주청은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흩어져 있던 우주항공분야 정책·사업 담당 정부 조직을 일원화한 조직이다. 우주항공기술 개발을 통해 혁신 기술을 확보하고 우주항공산업을 진흥하는 한편 우주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업무를 담당한다. 법안 마련부터 나사를 모델로 삼아 우주청 영문 약칭도 ‘KASA(Korea AeroSpace Administration)’로 정했다.
우주청은 과기정통부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우리나라 우주항공 임무를 주관한다. 주요 임무로 △우주항공 관련 정책 △연구개발(R&D) △산업육성 △민군협력 △국제협력 △기반조성 △우주위험 대비 △우주안보(외교·국방 제외) 등을 선정했다.
전체 정원은 293명이다. 차관급 청장과 1급 공무원인 차장 1명, 우주항공임무본부장 1명 체계로 운영한다. 차장 산하에 기획조정관실·우주항공정책국·우주항공산업국 등 3국을 두고, 임무본부장 산하에 우주수송부문·인공위성부문·우주과학탐사부문·항공혁신부문 등 4국을 두는 등 모두 7국 27과를 갖췄다.
개청 인원은 110명이다. 연구자 50여명과 행정직 55명으로, 과기정통부와 산업부에서 우주 관련 업무를 하다 소속이 변경된 공무원과 임기제 공무원으로 선발 절차를 거친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개청 준비 작업을 위해 사실상 이미 업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청 직후 각 부처 전입공고 등을 통해 나머지 인선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 연말까지는 전체 정원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우주청은 개청 직후 운영과 향후 계획을 포함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다. 우선 출범 직후 총리 직속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바뀌는 국가우주위원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우주청 산하기관이 될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 역할도 재정립해야 한다. 이들 기관은 우주 분야 R&D 수행기관으로, R&D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우주청과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이사회 구성과 임기가 끝난 원장 선임 등 작업도 남아있다.
우주청 개청으로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청이 설립되는 경남 지역에는 국내 우주항공산업 대표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관련 기업 65%가 자리해 있다. 정부는 우주항공 분야 연구기관과 기업 간 활발한 협력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윤 청장은 “우주청은 기존의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 분담을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상용 우주 개발을 주도하고, 출연연과 대학은 고위험·장기 미래우주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형태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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