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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의율 이삭줍는다” 선도지구 발걸음 분주한 분당·일산 통합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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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통합재건축을 추진할 때 동의율을 ‘영끌’하면서(동의율 0%에서 시작) 87%까지 왔죠. 이제는 주민동의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이삭줍기를 하고 있습니다.”

주민동의율에 점수의 60%를 몰아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평가 기준이 나오자, 선도지구 선정 도전장을 내민 분당과 일산 지역 아파트 단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시에 지나치게 주민동의율에 치우친 평가방식을 두고 비판도 일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분당에서 선도지구 선정을 두고 여러 단지들이 경합하고 있다. 사진은 선도지구에 도전한 아파트 단지에 걸려있는 사전동의율 플래카드. 위에서부터 시범한양아파트, 한솔마을, 양지마을.

24일 직접 찾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한양아파트(2419가구)에는 높은 주민동의율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재건축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사전동의율은 81.1% 수준이다.

이날 서현동 한양아파트에서 만난 67세 주민 A씨는 “바로 앞 서현역이 있는 역세권 단지로 살기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입지라고 생각하지만, 아파트가 너무나 노후돼 하루빨리 재건축이 되길 바란다”며 1기 선도지구 선정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다.

한양아파트는 바로 앞에 있는 시범삼성한신아파트(1781가구)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시범우성, 시범현대아파트 역시 함께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며 선도지구에 도전중이다. 이외에도 분당의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주민동의율 87%를 넘긴 한솔마을 1·2·3단지(1979가구)와 역시 80%가 넘는 동의율을 기록하고 있는 4392가구 규모 양지마을(한양1·2단지, 금호1·3단지, 청구2단지), 1634가구의 이매동 아름마을(풍림·선경·효성아파트)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까치마을(1·2단지), 파크타운(대림·롯데·삼익·서안), 하얀5단지, 정자일로(임광보성·한라·화인유천·계룡·서광영남) 등도 통합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한솔마을도 동의율 올리기에 여념이 없다. 23일 저녁 만난 한솔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은 집집마다 방문해 유인물을 돌리고 있었다.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소유자들이나 고령의 어르신 주민분들이 있어서 아직 동의 여부 투표를 하지 않은 곳들이나 안내가 필요한 집을 찾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단지 인근에서 만난 한솔마을 한 주민은 “추진위원회에서 우리 단지가 선도지구에 선정되기 위해선 주민동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내 주민들이 대부분 동의율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규모’를 놓고도 치열한 전략전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시범단지 아파트인 한양·삼성한신·우성·현대 4개 단지가 함께 선도지구에 도전하기로 했었지만, 최근 시범과 삼성이, 우성과 현대가 한 단위로 각각 나서기로 했다. 시범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시범단지 4개 아파트는 총 7700가구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라며 “4개 단지가 함께 선도지구에 신청한다면 선정하기에 성남시나 국토부의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가 첫 선도지구로 선정할 수 있는 최대 기준(1만2000가구)에서 시범 4개 아파트를 제외하면 4000가구 밖에 남지 않는다.

반대로 선도지구 선정에서 통합 단지가 많으면(4개 단지 이상 10점, 3000가구 이상 10점) 높은 배점을 받아 유리해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구 수가 적은 아파트 단지 간의 연합도 새롭게 추진되고 있다. 아름마을 풍림·선경·효성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아름마을 1·2·3·4단지와도 통합하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통합되면 총 7개 단지, 4100가구 규모로 통합 단지 수나 통합 가구 수 항목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1~4단지는 동의율이 70%를 넘고 있고, 우리는 미리 선도지구 선정을 준비하며 세운 촘촘한 전략이 있기 때문에 통합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허지은 기자 hje@분당 정자동 한솔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이 주민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23일 세대방문을 하고 있다.

일산에서는 총 2900가구 규모인 강촌1·2단지와 백마1·2단지가 대표적인 선도지구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후곡마을3·4·10·15단지(2564가구), 백송마을5단지(786가구), 백송마을6·7·8·9단지(2139가구), 백마3·4·5·6단지(3374가구), 강촌3·5·7·8단지(3616가구) 등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들이 선도지구 후보지로 거론된다.

일산 강촌1·2, 백마1·2단지는 주민동의율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데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동의율은 현재 80%를 넘긴 상황이다. 이곳 통합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고양시에서 통합재건축 단지들을 컨설팅하며 동의율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우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랜 기간 주민들과 충분히 합의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가에서 가장 큰 변별력을 가진 평가 항목이 동의율인 만큼, 주민들과 준비가 미리 잘 된 곳이 유리할 것”이라며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순환 정비가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도시 전체 정비계획과 맞물려 재건축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마3·4·5·6단지는 동의율 50%를 넘겨, 70~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고양시 ‘재건축 사전컨설팅 지원사업’에도 신청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33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이기 때문에 일산에서는 가구 규모로는 높은 점수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주민동의율은 70~80% 정도면 높은 점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60점 동의율 배점과 통합 규모 기준을 보고 패닉에 빠진 단지도 있다. 단독 재건축을 추진해온 백송5단지 관계자는 “3, 4개 단지가 합쳐서 실제로 동의율이 50%를 넘기는 것이 과연 쉽겠나”라며 “동의율에 점수를 몰아넣은 데다가 통합정비 참여 주택 단지가 많으면 점수를 더 주겠다고 해 ‘우리는 하지 말라는 건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바쁘게 달리고 있지만, 동의율 중심의 평가항목을 두고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24일 분당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40대 여성 B씨는 “선도지구가 되려면 동의율을 높여야 하니, 아파트 외벽 보수공사를 미루자고 해 불편 속에서 살고 있다”며 “주민의 의견을 중시하겠다는 구실로 만든 동의율 중심의 선도지구 평가 구상이 도리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평가를 수월하게 하려는 꼼수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분당지역 통합재건축 추진단지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재건축 논의 과정에서는 사업성이 무척 강조됐었지만 정작 국토부 평가 항목에서는 사업성 이야기가 쏙 빠졌다”며 “만약 사업성이 낮은 단지가 단순히 동의율이 높다고 1기 선도지구로 선정되면, 추후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전체가 삐걱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산지역 통합재건축 추진단지 관계자도 “공사비, 분담금 같은 중요한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평가에서 빠졌다”며 “선도지구 선정이 이뤄지고 나서 더 문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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