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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에세이] 의대 증원 일등 공신은 의협과 전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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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3일 서울 시내 한 상급종합병원 수술전협진실에 전체 휴진 안내문이 붙어있다.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확정됐다. 의료계는 여전히 증원 철회를 요구한다. 또 한목소리로 정부를 비난한다. 의료계의 말만 들으면 2000명 증원 근거는 비과학적이며, 의대 증원 절차는 독단적·일방적이었다. 의료현장 혼란의 책임도 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아닌 정부에 있다.

그런데, 사실 2000명 증원(2025학년도 1509명 증원)을 막을 기회는 있었다.

정부가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한 건 2월 6일이다. 정부는 수차례 ‘의료계 단일안’을 요구했고, 의료계에는 적어도 3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의대 증원 근거로 내세운 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의 의료 공급·수요 추계 결과다. 백지상태에서 새로 추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이미 추계 결과가 나온 상태에서 기존 추계에 일부 변수를 추가·수정해 재추계하는 작업은 의외로 간단하다. 3개월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 정부의 2000명 증원이 정말로 부당했다면, 충분히 근거를 통해 반박할 수 있었다. ‘공급은 이만큼인데, 수요는 이만큼이다. 수요를 고려할 때 공급은 00명이 적절하다’고 주장하는 게 옳다.

그런데, 의료계는 ‘의사는 부족하지 않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그 근거로 산하 의료정책연구원 추계 결과를 주로 인용해왔는데, 이 추계는 의사가 매년 2.84%씩 증가한다는 임의적인 전제로 작성됐다. 의대 정원이 늘지 않아도 의사는 늘어난단 가정이다.

이런 점에서 의료계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특히 의협은 지난해 1월부터 의료현안 협의체를 통해 정부와 1대 1 대화를 이어왔다. 몇 차례 회의에서 정부는 의대 증원을 의제로 올리려고 했지만, 의협은 논의 자체를 막았다. 그때 의협이 공급·수요를 고려한 적정 의사 수를 제시하고, 이를 근거로 의대 증원 논의를 주도했다면 상황이 지금처럼은 안 됐을 거다.

전공의들도 마찬가지다. 불법적으로 현장을 이탈한 2월 20일 이후 3개월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 기간 내놓은 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정도다. 정부가 제안한 대화에 참여해 객관적·논리적으로 정부가 제시한 근거들을 반박했다면, 조금은 집단행동의 명분이 받아들여졌을 거다. 그런데 상당수 전공의는 그냥 ‘이탈만’ 했다. 집단행동의 명분이 없다.

결과적으로 의협과 전공의들은 이번 의대 증원의 일등 공신이 됐다.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한 대화와 설득보단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협박으로 의대 증원 철회를 압박하고, 전임의·전공의 이탈로 과로에 신음하는 교수들과 동료 의사들의 고통에 눈감고, 임의적 출입정지와 취재응대 거부로 의료계에 비판적인 언론의 입을 틀어막고, 자신들이 행한 모든 불법행위의 책임을 정부에 전가함으로써 몸소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며 전공의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의사들만 속이 타들어 갈 뿐이다.

물론, 조금은 공감이 된다. 지금껏 이런 식으로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막아왔으니, 같은 방식이 또 통할 것으로 생각할 거다. 하지만, 이제는 의료계와 정부 모두에 결단이 필요하다. 결단의 내용은 다양하겠지만, 목적은 같아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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