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필수 조건인 중앙점검시스템 개발
금감원-대통령실 엇박자로 정부 내 소통 차질 우려
재개 여부·시점엔 신중…“안정적 시스템 구축 최선”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 구축에 나선 가운데 시스템 완성에는 이르면 10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공매도 재개를 둘러싸고 최근 금융감독원과 대통령실간 엇박자가 빚어진 가운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완료 시기에 대해 언급해 주목된다.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 2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된 서울 여의도 서울사옥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거래소의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1년, 단축을 할 경우 10개월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단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단축만이 능사가 아니고 얼마나 안정적인 탐지 시스템을 만드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며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최선의 내용으로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중앙점검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 재개로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내면서 공매도 전산시스템 관련 정부 내 소통에 문제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와 위탁 증권사, 거래소가 3중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차단하는 공매도 전산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에는 12개월 가량이 소요되고 운영을 위한 법 개정도 필요해 오는 7월로 예정됐던 공매도 재개 시점이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복현 원장이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투자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를 일부 재개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내달 공매도 재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금감원장의 발언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인 희망 차원”이라며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고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책 혼선 논란이 빚어지자 이 원장은 23일 “공매도 재개를 못 하게 되더라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개할 수 있을지 예측 가능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면서도 “시스템을 마련한 후 공매도 관련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원칙은 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런 상황을 비춰볼 때 일각에선 거래소의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의 진척 상황을 두고 정부 내에서 조차 소통에 차질이 빚어진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 재개 여부와 시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특별히 제가 말씀드릴 사항은 없다”면서도 “공매도 문제에 대한 정책들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거래소의 기술적인 측면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감안해 아마 곧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3개 기관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해나가면서 최종적인 정책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공매도 관련 정책보다는 거래소 본연의 역할인 시스템 구축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소가 해야 될 역할은 결국 시장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좀 더 신속하게 탐지를 하되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중앙점검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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