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각 계열사 앱의 사용자경험(UX)을 통일하는 작업을 점진 추진한다. 각 앱의 공통기능인 고객센터, 포인트 혜택, 메뉴 내비게이션 등이 연계되는 지점을 KB만의 표준화된 방식으로 표현, 고객들이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 고객경험디자인센터는 UX 가이드라인을 각 계열사 담당부서로 전달했다. 브랜드컬러와 폰트 등 디자인적 요소 통일은 앞서 이뤄졌으며, 추후 메뉴 구조을 통일, 금융그룹 포인트 혜택, 앱과 앱 사이 연계 유형의 통합 등도 점진 적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 앱 전반에서는 ‘슈퍼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최근까지는 계열사는 물론 기능별로도 별도 앱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경험 측면에서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잦았다. 핀테크를 비롯한 플랫폼 비즈니스 전반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해 한 앱으로 기능을 집중시키는 작업을 고도화해왔다. 전통 금융업권에서도 새로운 통합 앱을 출범하거나, 기반이 되는 앱을 두고 기능을 연결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의 경우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00만이 넘는 ‘KB스타뱅킹’을 슈퍼앱 전략 전면에 내세운다. 이용률이 높은 KB국민은행 앱에 증권, 보험 등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탑재하고 기존 앱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과정에서 계열사 앱이나 서비스 간 고객 경험이 일치하지 않으면 이탈율이 높아지거나 프로세스가 지연될 수 있다. 예컨대, 같은 금융이지만 방문 빈도가 높은 증권 앱과 방문 주기가 분기 단위 이상인 보험 앱은 문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KB금융은 각 계열사가 참여하는 ‘UX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경험디자인센터가 주축을 맡았다.
KB금융 내부에서는 ‘UX라이팅(UX Writing)’ 적용에 대한 논의도 깊게 진행하고 있다. UX라이팅은 고객의 나이나 성별, 교육수준, 장애 유무 등 특성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과 전달 방식을 다듬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만약 고객이 비대면 대출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때 너무 전문적이거나 법률적 용어를 쓰면 경험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할수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서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을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KB금융은 앞서 지난 2022년부터 UX라이팅 담당자를 모집했고, 최근 ‘UX라이팅 가이드라인’을 구축했다. 이미 은행과 일부 계열사는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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