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에 올해 1∼5월에만 개인투자자 자금이 1조원 이상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당이 투자 포인트지만, 이것만 믿고 투자했다간 시장 흐름을 제때 쫓아가지 못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2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번 달 22일까지 커버드콜 ETF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약 1조1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은 418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세 배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이다.
현재 상장된 커버드콜 ETF는 모두 20개로 이들의 순자산액 총계는 2조6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748억원)보다 236%가 증가했다. 개인 순매수액 규모가 가장 큰 커버드콜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7% 프리미엄다우존스’(2313억원)다.
지난달에 상장된 ‘신상 ETF’로 범위를 좁히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500 15% 프리미엄분배(합성)’가 순매수액 284억원으로 가장 많은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커버드콜 ETF는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커버드콜 ETF의 국내 상장 건수는 2022년에는 2건이었다가 지난해 5건, 올해는 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고배당 매력의 비결은 파생금융상품인 ‘콜옵션’(특정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다. 콜옵션은 주식과 별개로 매도가 가능한데,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팔아 얻는 수익인 ‘옵션 프리미엄’을 주식 수익에 더해 배당금을 늘린다.
애초 콜옵션은 주가 하락에 대비해 수익을 보장하는 ‘안전장치’ 성격이 크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ETF는 시장이 큰 변동 없이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상태일 때 가장 잘 작동한다. 횡보장인 지금의 한국 증시에 유리한 점이 많다.
단점도 뚜렷하다 주가가 크게 상승할 때는 다른 펀드와 비교해 실적이 오히려 부진해진다. 콜옵션이 거꾸로 브레이크를 걸기 때문이다. 배당률은 괜찮아도 전체 수익률은 나빠질 수 있다. 이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커버드콜 ETF는 구조가 복잡하다. 운용사마다 상품 세부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ETF마다 콜옵션의 비중·종류와 주가 상승을 잘 반영하는 정도가 달라 펀드 판매 담당자의 설명을 꼼꼼하게 들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는 예금처럼 무조건 안정적으로 고배당금이 나오는 상품이 아니다”라며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승장에서는 오히려 커버드콜 ETF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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