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만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 브랜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80 실적 호조에 따른 영향으로 읽힌다.
26일 현대차 IR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네시스 국내 판매 대수는 4만5554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4만2973대와 비교해 6.0% 늘어난 수치다.
제네시스와 달리 수입 고급차 브랜드 판매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BMW 국내 판매량은 2만2718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 감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량 역시 1만7403대로, 17.6% 줄었다.
수입차 양대 산맥인 두 브랜드 판매량을 합산해도 제네시스에 비해 5433대 적다. 벤츠·BMW와 함께 ‘독일 완성차 브랜드 3사’로 묶이는 아우디(1870대)는 74.7%, 일본 렉서스(4055대)는 6.2%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 제네시스의 뚜렷한 성장은 GV80 판매 호조세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GV80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되고 나서 제네시스 판매량이 크게 뛰었다. 지난 2020년 1월 GV80 출시 이후 3년 9개월 만의 부분 변경이다.
실제 올해 1∼4월 국내 시장에서 GV80 판매 대수는 1만7636대로, 전년 동기(9256대) 대비 90.5% 급증했다.
작년 처음 출시된 GV80 쿠페도 국내에서만 1000대 넘게 팔렸다. 옵션 사양을 추가하면 차량 가격이 1억원을 넘지만, 마니아층 수요가 실구매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이 확장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졌고, GV80·G80 등이 준대형급 프리미엄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다”며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를 제외하면 수입차와 비교해 옵션 등의 상품성과 가격 측면의 이점도 있다. 수입차 브랜드 수요가 당분간 계속 제네시스 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는 제네시스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디자인’을 꼽는다. 제네시스는 ‘레드 닷 어워드’·‘IF 디자인 어워드’·‘굿 디자인 어워드’ 등 유력 디자인 시상식에서 수상 실적을 쌓아왔다.
현대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독립 출범 당시부터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정립하기 위한 핵심 요소를 ‘디자인’이라고 판단했다. 디자인이 브랜드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경쟁 수입 차종인 BMW X5와 벤츠 GLE 모델은 올해 내수에서 각각 2000대 안팎으로 팔리는 등 판매 실적에서 GV80과 1만대 이상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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