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반기부터 미국서 정식 거래될 전망이다. 미국이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하면서 국내 기류도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주말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등 자산운용사 8곳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공식 심사 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업계는 SEC로부터 증권신고서 승인을 받은 뒤 이르면 3분기부터 미국 증시에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위 등 국내 금융당국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범주에 ‘가상자산’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ETF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현물 ETF가 투자 중개 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까지 투자상품으로 공식 인정하며, 그동안 가상자산 ETF 승인에 부정적인 국내 금융당국 태도도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6월 개원하는 22대 국회가 해당 논의 최전선에 선다.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1단계’ 시행과 더불어 2단계 입법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2대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은 가상자산 ETF승인에 적극적이다. 총선 과정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공약으로 건 만큼 가상자산 발행·공시 등 시장 규율에 관한 2단계 법안에서 관련 법적 근거를 갖출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도 사실상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미국을 방문해 게리 겐슬러 SEC 의장과 로스틴 베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 등을 각각 면담했다. 이 원장은 이들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배경과 미국 가상자산 입법 동향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더리움은 24일 정오 코인마켓캡 기준 전일 대비 1.19% 상승한 522만원에 거래 중이다.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일주일간 28.8% 올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보고서를 통해 “현물 ETF 승인 이후 첫 12개월간 약 150억달러(20조원)~ 450억달러(61조원)가량이 이더리움에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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