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가 올해 하반기 3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금리 정상화가 달려 있다. 이른바 ‘끈적한 물가’에 발목 잡혀 기준금리 인하 시작 시점은 후퇴를 거듭해 왔다. 현재는 미국과 한국이 각각 오는 9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견조한 미국 경제 상황과 중동 분쟁 등의 영향으로 2개월가량 더 뒤로 밀렸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20~24일) 코스피지수는 2741.24로 시작한 뒤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268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일 이후 20여일 만에 다시 2700선이 깨졌다. 코스닥지수 역시 840대에 갇혀있다가 839.41로 뒷걸음질 친 채 장을 마쳤다. 이제는 슬슬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금리 인하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점 말이다.
물론 맞추기는 어렵다 해도, 금리 인하 시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 증시 일정은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번 주(27~31일)도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물가 지표에 울고 웃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전망을 알 수 있는 컨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가 28일(이하 현지시각) 나온다. 30일엔 연준의 5월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미국의 12개 지역 연준 관할 지역의 경제 상황 보고서다. 보통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나와 연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참고 자료로 여겨진다. 이어 31일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나올 예정이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챙기는 물가 지표다.
또 29일부터 31일까지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 FOMC 구성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
이번 주 일정상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긴 어려워 보인다. 연설에 나서는 연준 관계자 중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 인사 비중이 커서다.
이 때문에 금리 인하 기대감에 휘둘리지 말고, 차라리 실적이나 주주환원정책 등에 특별히 강점이 있는 종목을 눈여겨보라는 조언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4월 소비자물지수(CPI) 둔화 이후에도 연준의 통화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미국 빅테크(IT 대기업)나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확인되는 기업으로 쏠림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크게 오른 업종의 공통적 특징이 연간 순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동시에 현금 배당에 대한 기대도 커진 것”이라며 “자동차, 기계, 보험 업종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업종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주가도 강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책 기대감을 불러올 이벤트도 주목해야 한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4년 5개월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총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를 비롯해 3국 경제계 인사 간 교류회도 예정돼 있다. ‘한국판 나사(NASA)’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은 27일 출범한다.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는 28일부터 미국 증권시장 결제 주기가 2영업일(T+2)에서 1영업일(T+1)로 단축되는 점도 기억해 둬야 한다. 한국 기준으로도 결제 주기가 3영업일(T+3)에서 2영업일(T+1)로 줄어든다. 이에 미국 주식 미수거래 이용자는 변제 대금을 계좌에 2영업일 내에 입금해야 하고, 배당을 받으려면 기준일 2일 전(미국 현지시각 기준 1일 전)까지 주식을 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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