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풍이가 어머니를 찾았다.
27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20년 만에 어머니의 산소를 찾은 풍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풍자는 “20년 만에 산소에 간다. 가면 길을 못 찾을 수도 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라며 “나는 내 인생을 선택하지 않았느냐. 내가 사는 인생을 살다 보니 망설여지더라. 어떻게 보면 엄마 살아 있을 때와 지금 내가 다르지 않냐.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 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자식이니 날 기다리지 않을까 봐 매년 생각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자식이 부모 찾아가는 건데도 마음이 쉽게 정해지지 않더라. 그래서 더 성공하자 했다. 그러면 내 발로 가는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딱 신인상 받았을 때 문득 이제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풍자는 “중간에도 갈 기회는 많았다. 친구가 저한테 이야기를 안 하고 산소 앞까지 갔다”라며 “이야기하면 안 올 것 같아서 무작정 왔다고 하더라. 그런데도 못 가겠더라. 그게 한 2년 전이다. 별거 아닌데 마음 잡기가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20년 만에 찾은 어머니의 산소 앞에서 결국 풍자는 눈물을 보였다. 직접 준비한 음식들을 대접하고 신인상 트로피도 자랑스럽게 꺼내놓으며 엄마와 만났다. 그러면서도 “이런 감정 때문에 오기 싫었다. 엄마라는 사람이 흙덩이인 게 싫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풍자는 “나 어릴 때 우리 집이 좀 잘살았다. 근데 엄마가 사기를 당한 거다. 그거를 1년 동안 누구에게도 말을 못했다. 그러다가 아빠가 알게 됐다. 얼마나 많이 싸웠겠냐”라며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그래서 동생들과 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아빠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엄마가 농약을 먹은 거다”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이어 “엄마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고 잠에서 깼다. 나도 이제 막 중학교 올라가던 나이였다. 그때 죄책감이 생겼던 거 같다. 내가 그때 잠만 안 잤더라면. 내가 말리기라도 했더라면. 엄마 한번 안아줬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내가 말릴 기회가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거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풍자는 “죄책감과 트라우마에 20대 중반까지는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지금은 많이 떨쳐내려고 한다. 시간도 많이 흘렀으니”라며 “엄마 돌아가셨을 때가 딱 이때쯤이었다. 점점 엄마의 목소리와 얼굴이 기억 안 난다. 그럴 때 무섭다”라고 말했다.
이어 “집에 사진 한 장이 없다.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아빠가 다 태워버렸다”라며 “동생들은 엄마를 전혀 기억을 못 한다. 어떤 사람이냐고 물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같이 오는 감정이 원망이더라. 이 아이들에게 추억이라도 좀 남겨주지. 그런 원망이 너무 컸다. 그래서 처음에는 좀 많이 미워했다”라고 당시의 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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