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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적합한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 위기에 내몰린 중소기업이 전통적인 가업 승계 대신 인수합병(M&A)을 새로운 경영 승계 방식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중소기업 M&A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여전히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M&A가 활발하게 진행되지는 않는 것이 현실이다.
25일 중소벤처기업부 ‘2023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 CEO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33.5%로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업력 30년 이상 중소기업 CEO의 연령은 60대 이상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기업 경영과 승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딥서치에 따르면 최근에는 기업의 유지와 절세를 목적으로 ‘가업 승계’가 아닌 ‘기업 승계’의 관점에서 M&A가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 시 내는 세금보다 M&A 과정에서 내는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이 적고, 기업의 유지 측면에서도,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하는 것보다 M&A를 통해 기업 가치를 유지하며 명맥을 잇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CEO가 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M&A 거래정보망 구축, M&A 지원에 초점을 맞춘 ‘중기 기업승계 특별법’ 제정을 예고했지만, 시장 활성화는 쉽지 않았다. 기업 M&A는 오프라인 빅딜 중심으로 시장이 구축되어 있는 데다가 정보의 파편화로 매수기업과 매도기업이 필요에 맞는 상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대상 M&A 중개 서비스 기업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고임금 전문 인력이 투입되어 착수금, 중간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빠른 시간 안에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안정시켜야 하는 M&A의 특성상, 비용적인 문제 또한 중소기업 M&A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AI와 IT 기술로 중소기업 M&A 시장을 혁신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리스팅 △사업, 하다 △쿠키딜 등으로 이들 기업은 대부분 2018년 설립된 일본 기업인 M&A 총합연구소를 벤치마킹했다. M&A 종합연구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후계자를 찾지 못해 폐업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에 주목, M&A를 해결책으로 보고 M&A 시장에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다.
4월 딥서치가 출시한 M&A 마켓플레이스 ‘리스팅’은 IT 개발자와 회계사 커리어를 모두 거친 김재윤 대표의 경험을 기반으로 출시된 서비스다. 김 대표는 회계법인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 M&A 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AI 기반 기업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AI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리스팅은 기업 매칭, 평가, 분석 등의 M&A 프로세스를 AI로 자동화하고, 일체의 등록비와 수수료 없이 거래 성사 시에만 2%의 성공 보수만 부과하는 가격 체계를 갖췄다. 고도화된 알고리즘으로 기업 간에 최적의 매칭을 이끌고, IT 기술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철저한 기밀 유지에 집중한 것도 특징이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소규모 M&A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꾸준했으나, 기대할 수 있는 수수료 수익보다 인건비 비용이 훨씬 큰 탓에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웠다”며 “AI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소규모 M&A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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