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 SMIC가 점유율 3위로 도약하며 UMC와 글로벌파운드리 등 주요 경쟁사를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SMIC의 기술력 한계와 미국 정부의 무역규제 강화 등 영향을 고려하면 상위 업체인 삼성전자 및 TSMC와 격차를 좁히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NBC는 23일(현지시각)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가 글로벌 3위 업체에 올랐다”며 “주요 고객사들의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고 보도했다.
CNBC가 인용한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1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SMIC는 매출 기준 6%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지난해까지는 대만 UMC 및 글로벌파운드리에 밀려 점유율 5위에 그쳤지만 올해 초부터 이러한 경쟁사보다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SMIC의 1분기 매출은 17억5천만 달러(약 2조4천억 원)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9.7% 증가했다. 매출의 약 80%를 책임지는 중국 내수시장에서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SMIC가 이미지센서와 디스플레이 구동칩, 전력반도체 및 사물인터넷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최초로 파운드리 시장 3위에 오르게 됐다고 분석했다.
SMIC가 지난해부터 양산에 성공한 7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매출도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술은 화웨이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에 사용된다.
그동안 SMIC는 미국 정부 규제로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들일 수 없었는데 이를 극복하고 구형 장비를 통해 양산체계를 갖춰낸 것이다.
CNBC는 “중국에서 SMIC는 해외 반도체 기술에 의존을 낮출 수 있는 희망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 차원의 집중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는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62%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가 13%로 뒤를 이었다.
다만 SMIC가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따라잡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위 파운드리 업체와 비교하면 기술력이 여전히 크게 뒤처지는 만큼 고부가 반도체 수주에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2018년부터 7나노 파운드리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SMIC의 기술력이 6년 가까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SMIC의 고객사 기반이 대부분 중국에 한정되어 있고 화웨이를 제외하면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위탁생산 사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앞으로 성장에 걸림돌로 꼽힌다.
CNBC는 “SMIC가 첨단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