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가 세 후보 간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세 후보 모두 회계 제도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 불리는 ‘신외감법’ 사수를 강조한 가운데, 이번 선거는 젊은 회계사들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20일부터 시작된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이 이날 마감한다. 가나다순으로 나철호(52) 재정회계법인 대표, 이정희(64) 딜로이트안진 회장, 최운열(74)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인 나 대표는 2002년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한울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했다. 그는 2020년부터 2년간 한공회 부회장을 맡았고 이번까지 다섯 차례 한공회 선거(감사 2회·부회장 1회·회장 2회)에 출마, 회장직에 도전해왔다.
이 회장의 경우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2년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빅4’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안진에 입사했다. 이후 줄곧 딜로이트안진에서 몸담으며 조세부문 대표(2010~2017년), 총괄 대표이사(2017~2019년)를 거쳐 회장직까지 올랐다.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71년에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30년 이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20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20대 국회 당시 기업회계 입법을 이끌면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 제도를 주도적으로 설계·추진한 바 있다.
세 명 후보의 공약은 엇비슷하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이 6년 연속 자율적으로 감사인을 선임하면 이후 3년간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이 제도가 감사비용을 높이는 데다 회계 투명성 개선을 체감할 수 없는 만큼 자율선임 기간을 9년 등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만큼 제도 완화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회계업계는 기업과 회계법인의 유착을 막는 만큼 회계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봤다.
업계에선 다음 달 20일 치러질 선거는 그야말로 ‘박빙’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아직 상대적 우위를 나타내는 후보가 없고, 후보 개인의 강점을 내세워 지지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는 MZ세대(20·30대) 회계사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젊은 회계사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도 함께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MZ세대 회계사 비중은 70%가 넘는 만큼 이번 선거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한편, 한공회 회장 자리는 ‘비상근 명예직’이다. 연봉이 5000만 원이며 집무실과 기사, 판공비(업무 추진비)를 지원받는다. 다른 업계 회장들 대비 처우는 좋지 않지만, 2만6000명이 넘는 회계사를 대표하는 만큼 자리의 파급력만큼은 어느 전문직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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