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비즈니스는 두 단계 성장 과정을 거친다. 지역에 뿌리 내리는 과정인 스케일 딥(Scale Deep)과 전국 시장으로 확장하는 스케일 업(Scale Up)이다. 이 두 단계를 거쳐 해외 시장으로 나갈 수 있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가 24일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에서 이같이 말했다. 로컬 비즈니스는 지역의 자연·문화 특성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사업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 기반 창의적 사업을 말한다. 모 교수는 “스타벅스, 나이키 등 어마어마한 기업도 사실 동네 기업에서 시작했다”며 “국내 소상공인의 미래도 로컬 비즈니스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 콘텐츠 전문 기획사 어반플레이가 기획한 로컬 크리에이티브 2024는 지역만의 창조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로컬 브랜드가 단순 상품을 넘어 오늘날 새로운 문화적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핵심 내용을 주제로 5월 17일부터 6월 2일까지 열린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참가했다. 오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창의적인 소상공인들이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성심당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로컬 브랜드가 돼 지역과 협력하고 세계인이 찾는 글로컬(glocal) 상권을 만들어 낸다”며 “지역의 미래는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장관은 또한 “민간에서 로컬 생태계 확산에 적극 노력준다면, 중소벤처기업부도 힘을 보태 함께 새로운 로컬 브랜드 기업과 글로컬 상권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모 교수는 이날 ‘로컬의 재발견과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 창의적 혁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로컬 브랜드가 스케일 업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네트워크에 깊이 뿌리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케일 업 과정에서 브랜드는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장을 이루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지 않는 지역 기반 뿌리의 착실한 성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전 성심당과 미국 식품기업 징거(zingerman’s)를 예로 들었다. 성심당은 ‘대전 내 판매’ ‘당일 생산 빵, 당일 소진’ ‘남은 빵,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기부’ 등의 원칙을 고수하며 ‘대전의 자부심’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한 징거는 최고의 서비스를 기반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식품기업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모 교수는 “로컬 브랜드는 지역 고유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브랜딩으로 성공한다”고 했다.
모 교수는 유휴 부동산을 창의적으로 재생해 크리에이터 타운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서울 연희동 연남장, 서교 크리에이터 타운 등이 대표적”이라며 “일자리, 주거, 여가가 어우러진 직주락(職住樂) 공간을 만들어 로컬 콘텐츠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지역 사회 문제 해결형 로컬 비즈니스를 강조도 강조했다. 모 교수는 “디트로이트 키친 커넥트, 굿 푸드 액세스 프로젝트 등과 같이 로컬 자원을 연계해 지역 문제를 혁신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전국 더 나아가 글로벌로 도약하는 스케일 업 전략도 강조했다. “스케일 업 전략은 한 지역 내에서 다점포를 열거나 상품 라인을 확장하는 모델, 여러 지역에서 각각의 로컬 콘셉트로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는 모델, 한 지역의 비즈니스 모델을 표준화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모델이 있다. 스케일 딥과 스케일 업 전략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