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올 1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조원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해 자금 사정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공사비 인상 및 미분양 증가 등이 적자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위기다.
현금흐름 약화를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도 생겨나면서 안정적으로 재무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건설사들의 장기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분기 현금흐름 총액 마이너스 신세…공사비, 미분양이 원인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평가 50위 건설사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0곳(다른 사업 비중이 큰 삼성물산·한화 제외)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 총액은 마이너스(-)2조31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81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1조원 이상 더 커졌다.
이들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 폭은 영업이익 감소 폭에 비해 더 컸다.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35억원에서 올해 8687억원으로 13.4% 줄었으나, 현금흐름은 적자 폭이 배로 늘어난 것이다.
업체별로는 △현대건설(-8747억원) △SK에코플랜트(-4214억원) △포스코이앤씨(-3541억원) △대우건설(-2839억원) △태영건설(-2089억원) △삼성엔지니어링(-1841억원) 등 18개 사의 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1979억원) △DL이앤씨(1263억원) △롯데건설(1167억원) △한신공영(803억원) △계룡건설산업(602억원) 등은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현금 흐름은 일시적으로 수금이 미뤄지면서 나타났을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최근 공사비가 급격하게 올라 지출은 늘어났는데, 분양 규모 감소와 미분양 등으로 수입이 줄자 적자 폭이 커진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황이 이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관련 지급보증 문제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금호건설, 현금흐름 악화에 신용등급 전망↓…‘돈맥경화’ 우려
현금흐름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도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금호건설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주된 등급 전망 변경 사유는 수익성 저하, 운전자본투자 등에 따른 현금흐름 약화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보고서에서 “지난 2022년 이후의 원자잿값 및 인건비 부담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1%의 미흡한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되고, 준공 예정 프로젝트에 따른 매출채권 확대, 자체 사업 준공 및 신규 착공 프로젝트 감소로 인한 선수금 소진 등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현금흐름이 약화했고, 순현금에서 순차입금 기조로 전환되며 부담이 확대된 것을 하향 조정 근거로 들었다.
이같이 기업 내 여유자금이 부족할 경우 ‘자금경색’를 불러올 수 있어 기업 운영 및 장기적 신용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건설업의 구조적 사업위험과 정부의 자기자본 투입 권고, 후분양제 전환 필요성 등을 감안하면 건설사의 순수 건축, 특히 국내 주택과 관련한 사업 부문은 다운사이징이 필연적인 수순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 보유, 이를 통한 안정적 수익 창출과 변동성이 최소화된 재무구조 구축 등이 향후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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