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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님, 간호법안 21대 국회에서 꼭 통과시켜주십시오.”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간호법 제정 추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간호사단체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안 제정 촉구 집회를 열고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의지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간협 추산 1000여 명의 간호사들이 참석했다.
앞서 간협은 전날(23일)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하는 PA(진료지원) 간호사 등 정부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은 의료법상 법적 지위가 확보되지 않은 PA 간호사들이 검사와 치료·처치, 수술, 마취, 중환자 관리 등 실질적으로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 핵심이다. PA 간호사의 합법화와 함께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통과 목전에서 폐기됐던 간호법 제정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컸다.
보건복지부가 이달 1일 유의동·최연숙 국민의힘 의원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간호 관련 3개 법안에 대한 수정안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제출하면서 임기 내 제정이 가까워지는 듯 보였지만,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국회 상임위 개최가 미뤄지는 등 난항을 겪자 간호계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간호사들은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NO! 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 ‘국민 곁을 지키기 위해 간호법 투쟁’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간호법안 통과를 거듭 요구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의대생 증원 이슈로 의정갈등이 석 달째 진행 중인 판국에 의사들은 환자를 내팽개치는 모양새다. 의사들이 떠난 병원에서 환자들이 맞이할 혼란과 비극을 막기 위해 우리 53만 간호사들은 밤잠 못 자며 병상을 지켜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간호사들은 병원 측으로부터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퇴직과 연차휴가 사용을 강요당하고 있다. 법적인 보호와 보상체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간호사들은 온갖 업무를 도맡으며 절벽으로 내몰리는 처지”라고 읍소했다. 그런 데도 여야 모두 제정을 약속했던 간호법안이 21대 국회가 끝나가도록 감감무소식이라, 절박한 심정으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간호계를 대표하는 전국 400명의 대의원들을 대표해 호소에 나선 대의원회 임미림 의장은 “간호사의 업무를 규정하고 있는 현재의 의료법은 간호사들의 권한과 역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부족하다”며 “간호사들이 보다 다양한 간호현장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미흡한 만큼 간호법안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대 증원이 부른 의료 상황이 해소되면 간호사들은 또다시 범법자로 내몰리게 된다”며 대통령을 향해 “간호와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간호사들이 내몰리는 열악한 상황을 이대로 보고만 계실거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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