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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 공개매수 흥행실패에 ‘무배당’ 선언..어피너티, 소액주주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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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앤락이 지난 15일 대만 타이중에 문을 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매장' 모습. 사진제공=락앤락
락앤락이 지난 15일 대만 타이중에 문을 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매장’ 모습. 사진제공=락앤락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락앤락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올해 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의 공개매수가에 대한 반발과 차선책인 주식 교환 전략도 활용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피너티의 락앤락 상장폐지 추진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2일 락앤락은 해명공시를 통해 “올해 배당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내년 이후에는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락앤락 경영권을 쥐고 최근 상장폐지를 추진 중인 어피너티의 결정이다. 어피너티는 현재 락앤락 주식 85.44%를 보유하고 있으며, 2차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추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락앤락을 자진 상장 폐지하려면 9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어피너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여파로 배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재무제표 상의 현금 잔액은 해외 자회사에 있어 본사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수 부분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어피너티가 결정한 무배당 정책이 소액주주들에게 공개매수에 응하라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선 1차 공개매수 참가가 저조하자 이를 우려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

어피너티가 락앤락 상폐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실적 부진의 영향이 크다. 어피너티는 2017년 12월 약 6300억원을 들여 락앤락 창업자인 김준일 회장 등으로부터 회사 지분 64%를 사들이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매입한 주식 주당 가격은 1만8000원이었다.

하지만 인수 후 주요 매출처인 국내와 중국에서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은 감소세를 보였다. 락앤락의 영업이익은 2021년 325억, 2022년 23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는 211억의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에는 영업적자에도 주당 300원, 총 150억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수익이 줄어들면서 주가도 크게 빠졌다. 지난 23일 락앤락 종가는 8700원으로, 어피너티의 매입가(1만8000원) 대비 51.66% 하락했다.

현재 어피너티가 제시한 2차 공개매수 가격은 1차와 동일한 주당 8750원이다. 이번 공개매수의 목표는 락앤락 지분 99.97% 확보로 알려졌다. 앞서 어피너티는 이달 14일 끝난 1차 락앤락 공개매수를 통해 약 15.8%을 확보하면서, 총 85.45%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어퍼너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1차 공개매수에 참여 주주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동일한 가격을 설정했다”며 공개매수가를 통일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낮은 공개매수가 두고 주주들과 갈등…상폐추진 제동

다만 락앤락의 소액주주들이 공개매수가가 낮다고 지적하고 있어 2차 공개매수에서 목표한 지분을 확보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어피너티가 제시한 공개매수가(8750원)와 지난 연말 락앤락 순자산(5015억 원) 비교 시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6배로 추산된다. 이론상 현재 가치로 회사를 청산해도 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락앤락이 이익잉여금만 4849억 원을 쌓아두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어피너티가 지분을 추가 확보하고 상장폐지까지 이뤄내면 이후 배당을 확대할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주와 갈등에 포괄적 주식교환도 불가? 상장폐지 추진 ‘안개속’

여기에 공개매수로 지분 매입이 어려울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는 ‘포괄적 주식 교환제도’ 활용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주식교환제도(상법 제360조의 2)란 회사 간에 주식의 교환 계약을 체결해 자회사가 될 회사의 발행 주식총수를 모회사가 될 회사로 전부 이전시키고, 자회사가 될 회사의 주주들에게 모회사가 될 회사의 주식을 교부하는 제도다.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의 3분의 2 이상을 보유한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할 수 있으며 모회사 지분율이 90% 이상인 경우에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간이 주식 교환도 가능하다.  특히 공개매수 실패 시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활용된다.

실제 지난 2월 쌍용C&E 공개매수를 진행한 한앤컴퍼니 역시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최근 상장폐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해외에 본사가 있는 어피너티는 국내 포괄적 주식 교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어피너티는 몰타와 케이맨제도에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2곳을 통해 락앤락 지분을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외국 SPC의 경우 국내 법인과 달리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상법 전문가는 데일리임팩트에 “기본적으로 포괄적 주식 교환은 상법이 적용되는 국내 기업들 간에서만 가능하다”며 “해외 법인은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어피너티의 락앤락 상장폐지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괄적 주식 교환이 불가능하다면 국내 사모펀드를 만들어 인수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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