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횡령과 이를 은폐하기 위한 회계위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업 내부통제 기준 점검에 나선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상장회사 횡령·배임 공시건수는 2019년 68건에서 2022년 13건까지 감소한 뒤 지난해 다시 48건으로 집계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코스닥 상장사 공시는 32건으로 코스피 상장사 16건보다 2배 이상 많아졌다.
주로 매입채무 조작, 잔액증빙 서류 위조, 횡령액 매출채권 위장 등을 통해 자금 횡령과 회계기준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은 한 직원이 특정 부서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면서 상급자 승인 없이 계좌개설·출금·이체 등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모두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악용했다고 볼 수 있다.
금감원은 내부회계관리제도 재정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우선 회계기준 위반액이나 위반 동기와 상관없이 양정 기준을 1단계 상향 적용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조치 강도가 세진다. 위반 동기에 따라 △고의 △중과실 △과실로 세분화되는데 이 역시 고의 등급이 가장 강한 제재를 받는다. ‘고의 1단계’가 가장 강한 조치다.
고의 1단계를 받은 가장 최근 사례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 건이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매출액을 부풀렸다고 보고 ‘고의 1단계’를 적용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낸 바 있다.
고의 1단계에 대한 조치는 △과징금 내지 증권발행제한 12개월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 해임(면직) 권고 △감사(감사위원) 해임 권고 △회사(임직원 포함) 검찰 고발 등이 수반된다.
고의 1단계 이하인 2~5단계 또한 같은 제재를 받게 되지만 증권발행제한이나 감사인 지정 기간이 줄어들고 검찰 고발 대신 통보로 경감된다. 중과실과 과실 역시 고의 등급보다는 제재 강도가 약하고 단계에 따라 제재 수위도 낮아진다.
사안에 따라 금감원이 예고한 대로 조치 등급을 한 단계 상향 적용하면 중과실 건이 고의 건으로 격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거나 경영진이 교체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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