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공사비 증가,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공공공사는 수익성이 주택사업보다는 크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관련 위험성이 적고 공사 중 마찰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공공수주는 모든 공정종류에서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2.6% 증가한 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민간수주가 전년 동월 대비 10.1% 감소한 8조5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4조2000억원의 65%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관리대상 공공기관 투자 63조4000억원 중 55%인 34조9000억원을 상반기 신속 집행하는 내용도 발표에 포함됐다. 대규모 SOC 투자 중심으로 집행을 관리하고 공공공사의 단점으로 꼽혔던 수익성을 개선해 건설 경기 활성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신공영은 최근 ‘경부선 천안-소정리간 눈들건널목 입체화 공사’, ‘국도42호선 정선 임계-동해 신흥 도로건설공사’ 등을 수주했다.
동부건설도 ‘부산항 진해신항 준설토투기장 1공구 축조공사’, ‘광양 여천항 낙포부두 개축공사’ 등을 수주했고 HJ중공업 건설부문은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명지지구 2단계 2공구 조성공사’,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제1공구 건설공사’ 등을 수주했다. 금호건설도 ‘공주 천연가스발전소 건설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견건설사들이 다양한 공공공사 수주에 적극 나섰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는 국가사업이라 자금을 제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제일 크다”며 “매년 규모 있는 발주가 계속 나오는 것도 공공공사의 장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분양시장은 변수가 많고, 대형 건설사 브랜드에 밀려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공공공사 실적이 있다면 꾸준히 수주할 수 있어 공공공사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다만 수익률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 부문과 적절하게 분배해서 수익률과 안정성의 밸런스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계속되고 중견건설사일수록 대형사업보다 자체 사업, 분양사업 실패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공공공사 수주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공공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최근 PF 문제 등 여러 곳에서 리스크가 우려되는데 안정적인 재원 마련으로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현재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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