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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주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이 결국 매매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금으로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경기 광명·고양·구리·하남시 아파트 매매에 나서는 수요가 늘었다. 서울에서 전세살이 하느니 차라리 서울 인근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겠다는 심리와 함께 전국 아파트값이 26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도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0.1% 오르며 전주(0.07%) 대비 상승폭을 더 키웠다. 53주째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1월 5억3469만원에서 4월 5억3870만원으로 401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월 5억1882만원, 2월 5억1738만원, 3월 5억1611만원, 4월 5억1578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과 맞먹는다.
서울과 가까워 ‘준서울’로 꼽히는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도 5억원인 데다 남양주·구리시 등도 비슷한 수준이다.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광명시의 경우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에 조금만 웃돈을 더하면 신축급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 지난 1월 말부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대해 연 1~3%대의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신생아 특례대출까지 시행되면서 젊은층까지 가세한 분위기다.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서울 마포·합정·당산동 등지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많이 오르자 비슷한 생활권인 이곳 덕은동 아파트를 사려는 젊은 부부들이 많다”면서 “덕은동은 가양대로를 사이에 두고 상암동과 마주보고 있어 사실상 서울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잇단 재개발 사업으로 신축 아파트 물량이 많은 광명시 광명뉴타운 인근 한 공인중개사도 “오는 10월 입주하는 ‘호반써밋 그랜드 에비뉴'(광명10구역 재개발 아파트) 등 신축 단지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의 매입 문의가 최근 들어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준서울 지역 아파트 매입 수요가 늘면서 일대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양시 덕은동 신축급 아파트인 ‘DMC 디에트르 한강’은 전용 84㎡형(7층)이 지난달 10일 10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4일 만인 14일에는 1층인데도 11억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아파트 입주권(새 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에도 프리미엄(웃돈)이 많이 붙었다. 지난해 5월 분양한 광명뉴타운 ‘광명 자이 더샵 포레나'(광명1R구역 재개발 아파트) 전용 59㎡형 입주권은 지난 7일 7억4566만원에 팔렸다. 2개월 새 3000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준서울 지역 아파트값이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로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 더 오르면 인근 수도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3786가구로 지난해(3만2759가구)보다 27.4% 줄어든다. 1만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을 제외하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역대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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