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보다 비싸게 전세계약이 체결되는 일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투자수요 보다는 임차수요가 높은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에서 전세가율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파주, 이천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높은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 금촌동의 후곡마을 뜨란채는 지난 3월 22일 체결한 전용 84㎡ 매매거래 가격이 3억1800만원이다. 그런데 전셋값은 3억3000만원으로, 집값이 전셋값보다 1200만원 저렴하다. 지난 2월 경기 이천 이화 1,2차 아파트는 전용 35㎡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9000만원으로 동일했다.
이외에 김해, 거제 등 경남 지역에서도 전세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김해시의 월산마을7단지 주공 전용 59㎡의 경우 지난 3월 7일 1억1000만원에 직거래된 후 나흘 뒤인 11일 1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이 갱신됐다. 경남 거제시의 고려4차 아파트 전용 59㎡도 지난 4월 체결된 전세가격이 9500만원으로 지난 2월 계약한 매매가격 8400만원보다 1100만원 비쌌다.
서울에서는 아직 전셋값이 매매값을 넘어서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1억원 이하의 갭투자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성북구 종암아이파크2차 84㎡의 경우 지난 2월 8억6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뒤 해당매물의 전세가격이 7억95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었다. 매입자의 투자금액은 7000만원에 불과했다. 구로구의 온수아파트 전용 80㎡도 지난 3월 2억9500만원에 팔린 매물이 같은 달 2억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전세가격의 매매가격 역전 현상을 전국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으로 해석하지는 않았다. 아직 지방은 미분양이 적체됐거나 원만한 입주물량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는 곳이 더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수요가 부족해 매매가격은 주춤하지만 거주수요가 있는 곳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방은 강원 일부를 제외하고 매매, 전세가격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이 넘어선 곳은 매입수요보다는 임대차 수요가 많은 곳, 중소형 평형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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