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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민연금 계정을 신구 계정으로 분리하고 젊은 세대용인 신연금을 ‘낸 만큼은 받는’ 형태로 바꾸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모수개혁도 ‘폰지사기(새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 수익 지급)’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모수개혁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으로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개혁 방식이다.
신승룡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23일 KDI와 한국경제학회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주최한 ‘바람직한 국민연금 개혁 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굳이 계정을 분리하지 않아도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국고를 일부 투입하면 유사한 재정 효과가 난다는 주장이 있다”며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보험료율이 바뀌거나 국고 투입이 중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포퓰리즘에 의해 약속이 파기될 때 피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미래 세대”라며 “계정을 분리해두면 미래 세대의 연금 수급을 보장할 수 있다. 이원화는 미래 세대의 권익을 지켜줄 결정적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모수 개혁 논의는 신연금 분리를 우선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KDI는 기존에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은 ‘구연금’으로 두고 앞으로 내는 보험료는 ‘신연금’ 계정에 적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보험료율을 15.5%로 인상해 신연금에 적립하면 기금 고갈 없이 미래 세대들에 소득대체율 40% 수준의 연금을 보장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대신 구연금에 누적된 재정 부족분 609조 원은 2045년께부터 국고를 투입해 해결한다. 조동철 KDI 원장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는 현재의 수급자나 가입자를 넘어 미래 가입자의 이해까지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2~3명의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부양하는 것을 상상하고 설계된 연금 구조를 채 1명도 되지 않는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시대에 지속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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