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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한국부자] 그들에게 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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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박세현 기자] “그냥 편안함을 주는 것 같아요. 마음의 여유! 돈이 삶의 목표가 될 수는 없지만 일상의 편안함을 주는 건 분명합니다” (60대 여성, 주부)

“돈은, 글쎄요. 나는 돈을 버는 사람이니까 돈 쓸 시간도 별로 없고 큰 의미는 모르겠는데,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편안함은 주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것도 맞고요” (50대 여성, 변호사)

“돈에 이름이 있다고 하죠? 같은 돈이라고 해도 그 무게는 모두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남에게 피해를 끼치며 버는 돈과 도와주며 버는 돈은 다르지 않겠어요?” (50대 남성, 전문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부자 3명이 털어놓은 돈에 대한 솔직한 생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 4월 발간한 ‘2024년 대한민국 웰스리포트’에는 ‘부자에게 돈이란?’이란 물음과 이에 대한 흥미로운 답변이 나온다.

간단한 듯 간단치 않은 이 질문에 대해 웰스리포트는 “내가 가진 돈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돈의 쓰임새도 달라질 듯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부자들이 생각하는 돈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한번쯤 ‘내가 가진 돈’의 가치를 떠올려보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 질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 부자들은 일반 대중보다 돈에 긍정적 의미 부여

‘나에게 돈이란 ○○이다’라는 질문에 부자들이 가장 많이 떠올린 단어는 ‘편안함’이었다. 38.5%에 달했다. 이어 ‘꼭 필요한 것’(16%) ‘자유’(12.9%) ‘편리함’(3%) ‘행복’(2.7%) 등의 순이었다. ‘삶의 전부’라는 답(2.4%)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가치’라는 답(1.7%)로 나왔다. 

그럼 돈이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은 돈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른 것일까?

답은 ‘다르다’였다.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가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원 이하) 보다 더 긍정적이었다. 돈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 비율을 보면 부자는 92.7%인 반면 일반 대중은 88.8%였다.

물론 일반 대중도 부자와 마찬가지로 돈의 의미를 ‘행복/편안함’(21.6%), ‘자유’(8.8%)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부자보다 돈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더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돈을 ‘삶의 전부/인생’, ‘삶의 원동력’, ‘가장 중요한 것’ 등 절절하게 느끼는 비율이 부자보다 2~3배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돈의 의미를 ‘필요악’, ‘고통과 구속/골치덩이’, ‘항상 부족한 것’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부자보다 일반 대중이 더 높은 편이다.

일반 대중은 특히 돈의 불평등에 대한 인식이 강했다.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 ‘계급’, ‘평가’ 등의 단어는 부자에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반 대중에서만 나온 ‘부정적’ 단어였다.

웰스리포트는 이에 대해 “부자는 일반 대중에 비해 돈의 부족으로 겪어야 하는 부정적 경험이 적거나, 혹 경험했더라도 과거 추억으로 미화될 수 있어 돈에 대한 의미를 좀 더 긍정적으로, 절실한 목표라기보다 필요한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 돈에 대한 책임과 경주 최 부자댁 가훈

“저에게 돈은 사명감입니다. 이 돈의 주인은 제가 아니에요. 이 돈의 주인이 제가 이 돈을 어떻게 쓰기를 바랄까 생각하며 지출을 결정합니다.”(60대 남성, 사업가)

“돈은 나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이에요.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아무 고민 없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 그게 저에게는 더 큰 의미입니다.”(60대 여성, 주부)

웰스리포트 진행한 부자 인터뷰 가운데 색다른 답변들이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의 돈에 대한 ‘소수의견’이다. 돈을 ‘선물’ 또는 ‘믿음’으로 여기고, 사명감과 책임감을 부여하는 경건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웰스리포트 편집진은 이를 “일반 대중에게는 확인되지 않는 응답”이라고 표현한다. 돈의 경제적 의미가 아닌 사회적 맥락을 말하는 것인데, 이 대목에서 경주 최 부자댁 가훈이 떠오른다.

조선 최대 부자의 돈에 대한 생각이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게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이다. 

① 과거는 보되, 진사 이상의 벼슬은 하지 마라 

② 재산을 1년에 1만석 이상 늘리지 마라 

③ 흉년에는 논밭을 사들이지 마라 

④ 집에 온 손님을 후하게 대접하라 

⑤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⑥ 시집 온 며느리에게 3년간 무명옷을 입혀라

※ 참고1,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웰스리포트에서 부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 △대중 부유층=금융자산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보유자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원 미만 보유자

※  참고2,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웰스리포트 제작을 위해 2023년 12월에 하나은행 PB(프라이빗 뱅커) 및 고객 16명을 인터뷰하는 한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하여 부자 746명, 대중 부유층 1139명, 일반대중 712명 등 총 2597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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