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대만과 반도체 기업 TSMC를 ‘장기말’로 이용하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의 비판이 나왔다. 이들을 대중국 견제 수단으로 삼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2일 “TSMC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원격으로 중단할 수 있는 위협은 미국뿐 아니라 대만과 반도체 및 장비 업체에도 역풍을 불러오고 말 것”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ASML과 TSMC가 현지의 반도체 장비를 원격으로 손쉽게 무력화할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와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들 기업이 언제든지 원격으로 해당 장비를 쓸 수 없도록 만들어 중국이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대만 내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에 ASML의 극자외선(EUV) 등 장비를 필수로 활용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두고 미국 정부가 대만과 TSMC를 대중국 견제 수단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비 무력화 결정은 미국의 의지에 따라 이뤄질 수 있는 만큼 대만이 자국의 첨단 반도체 생산에 주도권을 쥐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대만과 TSMC를 단순한 장기말처럼 여기고 있다”며 “이는 TSMC와 ASML에 대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미국 정부의 중국을 향한 다양한 견제 수단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대만 및 네덜란드와 굳건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며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겨냥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TSMC의 반도체 장비 무력화 가능성도 이런 맥락에서 제기됐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더라도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와 같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미국의 경고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조치가 중국보다 TSMC에 칩 생산을 의존하는 미국의 IT기업에 더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견제는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을 더 자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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