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결의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23일 서울 강서구 본사 종합통제센터(OCC)와 정비 격납고, 객실훈련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특히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최첨단 설비를 갖춘 대한항공 종합통제센터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승무원을 훈련하는 객실훈련센터와 정비가 이뤄지는 격납고 역시 차례로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소개한 곳은 OCC였다. 이곳의 근무자들은 하루 평균 약 400편의 항공기가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고 있었다.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로 이뤄진 OCC에선 총 240여명의 전문가가 3교대로 근무했다.
관계자들은 30분 간격으로 하늘 위의 조종사가 어디에 있는지, 운항 중인 항공기에 어떤 일이 있는지 확인했다. 작은 문제가 곧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는 여객 사업 특성상 더욱 엄중하고 굳은 얼굴로 세심하게 확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윤찬 Network OPS 그룹장은 “OCC에는 운항 중인 항공기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기가 설치돼 있다”며 “비정상 상황 시 이 전화기를 통해 운항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CC 한 쪽엔 벽면 한 쪽을 통째로 차지한 대형 스크린들이 붙어 있었다. 가운데 위치한 가장 큰 화면에는 현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보였다. 바로 왼쪽 화면에선 방송 뉴스 화면이 띄워져 있었는데, 테러와 재난, 자연재해 등 세계 주요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뒤이어 본사 건물 1층으로 내려가 격납고를 찾았다. 격납고는 항공기 기체와 엔진, 각종 장비와 부품을 24시간 점검·수리하는 일종의 ‘병원’ 같은 곳이다. 수백명의 승객을 태우는 비행기 규모에 맞게 이곳의 크기는 무려 축구 경기장 2개를 합친 길이 180m, 폭 90m, 높이 25m라고 한다.
격납고에 들어서자 각종 장비에 묻은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는데, 병원에 들어서면 나는 소독약 냄새가 떠올랐다. 정비사들 모두 안전모를 쓰고 노란 형광색의 안전 조끼를 착용하며 장비를 손 보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매 이륙 전과 착륙 후에 항공기 상태를 점검하며 안전 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런 철저한 노력으로 기체 결함에 따른 지연·결항률도 낮은 편이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항공사 실적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23년 99.17~99.84%(기종별 상이)의 정시 운항률을 보였다. 전 세계 항공사 평균보다 1~2% 높은 수치다.
본사 건물 기준 우측엔 객실훈련센터가 있다. 지난 2003년 개관한 이곳은 지하 2층, 지상 2층의 연면적 7695㎡(n평) 규모다.
대한항공은 이곳에서 신입 및 재직 중인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기내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전 훈련을 실시한다. 연간 1회씩 모든 승무원을 대상으로 정기 안전 훈련을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수시로 훈련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 입구에서부터 훈련 교관의 고함 소리가 귓가에 꽂혔다. 위급 상황일수록 더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 만큼 교관의 목소리엔 단호함이 가득했다. 교육을 받는 200여명의 승무원들도 훈련을 실전처럼 생각하듯 시종일관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박관영 객실훈련원장은 “훈련 성적이 좋지 않으면 인사 등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며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이 부분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하 1층 훈련장엔 25m×50m 크기의 대형 수영장과 비상탈출 훈련용 모형 항공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강이나 바다에 비상 착수하는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진행되는 곳이다. 이날 일부 취재원들은 훈련 교관들의 지휘 아래 구명조끼를 직접 착용하면서 사용법을 익혔고, 기내에 탑재된 슬라이드를 응급통로로 활용해 승객들을 피신시키는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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