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하락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오후 한때 뒷심을 발휘하기도 했으나 반전은 없었다. 결국 지수는 전날보다 후퇴했다. 지수가 내리는 와중에도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주가 20만원을 기록했다. 간밤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65포인트(0.06%) 내린 2721.8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기관이 3703억원, 개인이 162억원어치의 주식을 팔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 물량을 받아내며 3613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0.77%)와 SK하이닉스(1.16%)가 상승 마감했고 LG에너지솔루션(-0.55%), 현대차(-1.99%), 삼성바이오로직스(-0.90%) 등이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은 22일(현지 시각)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025년 1분기(2~4월) 매출이 260억4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62% 증가한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같은 기간 461% 늘어난 6.12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도 영향을 받았다. 특히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주당 20만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20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했던 것은 매파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였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새벽 연준은 가장 최근인 이달 1일까지 진행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공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위원들은 최근 몇 달 새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의사록엔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로 지속적으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는 데에 동의했다”고 적혀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0%에 동결한 데에 이어 2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 금리 인하의 조건들이 갖춰지고 있다”며 “금통위는 인하의 마지막 퍼즐인 연준의 인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0.86포인트(0.10%) 오른 846.5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478억원, 기관이 332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에서도 693억원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선 HPSP(0.36%), 클래시스(0.21%)가 올랐으며 에코프로비엠(-0.74%), 에코프로(-0.41%), 알테오젠(-3.33%) 등이 내렸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장비 및 서비스(8.71%), 섬유·의류·신발·호화품(5.25%), 방송과 엔터테인먼트(3.88%) 등은 상승했으며 비철금속(-2.64%), 무역회사와 판매업체(-2.13%), 다각화된 통신 서비스(-2.10%) 등은 하락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5원 내린 1362.4원에 거래를 마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