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5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자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이 단독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정비사업을 외면하면서, 강남권 사업장에서도 유찰과 수의계약이 속출하는 모습이다.
치솟는 공사비에 거듭되는 유찰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포주공5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대우건설이 단독 참여하면서 자동 유찰됐다. 이에 조합은 지난 22일 시공사 선정 재공고를 냈다.
개포주공5단지는 올 상반기 재건축 최대어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의 관심이 시들한데 이는 비교적 낮은 공사비가 원인이란 분위기다. 현재 940가구인 이 단지는 지상 최고 35층, 14개동, 총 1279가구로 지어질 예정이다. 조합은 3.3㎡당 840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으며 이는 총 7000억원 수준이다. 물가 상승 탓에 강남권 재건축 공사비가 900만원을 넘어 1000만원대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낮다는 것이다.
지난달 진행된 2차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 포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석했지만 실제 입찰에는 대우건설만 참여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서울 성북구 길음5구역도 3.3㎡당 798만원의 공사비로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했다. 당초 현대건설과의 수주 경쟁이 예상됐으나 이 사업지 역시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참여하면서 자동 유찰됐다.
강남인데도…사업성 없으면 ‘외면’
또 강남 입지에 공사비를 높게 제시해도 단지 규모가 작고 랜드마크가 될 만한 사업장이 아니면 건설사들이 뛰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실제 도곡개포한신아파트는 3.3㎡당 공사비로 920만원을 책정했으나 입찰 참여사가 없어 유찰됐다.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10곳이 참여했지만 실제 참여 의향을 보인 곳은 하나도 없었다. 일반분양 물량이 85가구로 적어 사업성이 낮은 것이 원인으로 판단된다.
가구 수가 적은 소규모 사업장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추세다.
신용산역 북측 1구역은 △서울 중심가 위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호재 △적은 조합원 수 등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사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이는 지하 7층부터 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 동, 324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당초 900만원의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입찰 참여가 저조해 950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재입찰 결과 롯데건설만 참여 의향을 내비치며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156가구에서 총 210가구로 지어지는 서초구 신반포 27차도 참여하는 건설사가 적어 SK에코플랜트와의 수의계약이 유력하다.
마포로1구역 재개발 역시 231가구 아파트 등을 세우는 비교적 소규모 사업이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공고를 올리면서 3.3㎡당 930만원이었던 공사비를 1050만원까지 늘렸으나 여전히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공사비를 증액해 계약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사업장도 있다. 1개 동, 132가구 규모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과 3.3㎡당 1300만원으로 공사비를 상향해서 계약 체결했다. 7년 전 책정한 569만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3.3㎡당 1300만원의 공사비는 강남권에서도 최고액으로 꼽힌다.
민간 주택 수주액 10년 만에 최저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1분기 건설업계 수주액은 3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 감소했다. 이 중 민간 주택수주액은 10조7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1분기만 봤을 때는 10년 만에 최저치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건축수주의 침체가 두드러지는 데에는 부동산 PF 문제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분쟁이 증가한 문제 등으로, 최근 수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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