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하이브리드차(HEV) 시장 규모가 거듭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 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전동화 전략을 수정하고 HEV 개발과 생산에 나서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반대급부로 순수 전기차(BEV) 시장 규모는 쪼그라드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23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HEV 시장 규모는 117만559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76만6412대) 대비 53% 두 자릿수 급증한 수치이다. 특히 10년간 돌파하지 못했던 100만 대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달성했다는 평가이다.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현지 HEV 시장 규모는 △2014년(45만2172대) △2015년(38만4400대) △2016년(34만6949대) △2017년(37만680대) △2018년(33만8149대) △2019년(39만9444대) △2020년(45만5067대) △2021년(79만9046대) 순으로 집계됐다.
HEV의 대표적인 인기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다. 평균 연비 또한 갤런당 60마일로 주유비도 대폭 아낄 수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인 수요 둔화) 영향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이 깜짝 상승했다는 해석도 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로컬 브랜드가 BEV 모델 출시를 연기하고 HEV와 PHEV 라인업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수요가 옮겨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분기 PHEV 시장 규모의 경우 전년 대비 46% 두 자릿수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 계획을 수정하면서 HEV와 PHEV의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현대차·기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을 토대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꾸준하게 높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주춤한 틈을 놓치지않고 지난달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4955대를 판매했다. 이는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판매량만 합산한 수치이다. 구체적으로 아이오닉5는 전년 대비 59% 성장한 3702대, 아이오닉6는 전년 대비 41% 확대된 1253대가 판매됐다.
기아의 경우 같은 달 5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4% 세 자릿수 수직성장한 수치이며 역대 4월 최고 판매 기록이다. 전체 브랜드 판매에서 BEV 점유율은 8%까지 늘었다. 기아는 같은 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총 6만5754대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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