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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4월보다 훨씬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이뤄졌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4월 이후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더 시간이 필요하며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졌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건 물가가 예상하는 수준으로 가는지를 보고 금리 인하 시점을 고르겠다는 것”이라며 “하반기에 무조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한 명은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상승압력이 올라간 건 사실이지만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할 것으로 보이고 물가 상승률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파급시차를 고려하면 선제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다섯 명은 3개월 후에도 연 3.50%의 금리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물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때까지 지켜봐야한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지난 2월 전망과 비교해 볼 때, 글로벌 IT경기 호조와 미국경제의 강한 성장세 등 대외요인이 0.3%포인트 상향조정 요인으로 작용했고 내수 부진 완화 등 대내요인도 0.1%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했음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유지한 것과 관련 “성장률 상향조정이 물가 영향이 크지 않은 순수출 증가에 상당부분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완만한 소비 회복세, 정부 대책 등이 물가 상방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성장세 개선으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이 연간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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