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2.6%를 유지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은은 상방 압력이 커졌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를 감안하면 연간 전체로는 2월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은은 23일 발표한 ‘5월 경제전망’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전망(2.1%) 대비 0.4%포인트 올려잡았다.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2년 11월에 2.3%로 제시한 이후 지난해 2월(2.4%)과 5월(2.3%), 8월(2.2%), 11월(2.1%)에 수정했으며 이번에 1분기 GDP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라 올해 전망치도 크게 상향했다.
이번 한은 전망치(2.5%)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한국금융연구원의 2.5%와는 같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비교하면 골드만삭스(2.4%)보다 높고 JP모건·씨티·노무라의 2.6%보다는 낮은 전망치다.
경제성장률을 전격 상향 조정한 데는 1분기 ‘깜짝 성장’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하지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개선되고 수출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은은 1분기 성장 흐름이 계속되진 않을 것으로 봤다. 2분기엔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판단이다. 한은은 올 2분기에는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소비는 둔화되는 한편 순수출 기여도가 축소됐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경제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1.8%, 건설투자 증가율은 2.0% 뒷걸음 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전망보다 민간소비는 0.2%포인트, 건설투자는 0.6%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반면 설비투자는 4.2%에서 3.5%로 0.7%포인트 낮아졌다. 재화수출은 4.5%에서 5.1%로 상향 조정되고 재화수입은 2.7%에서 2.4%로 상향 조정되는 등 순수출 증가세가 예상됐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6만명으로 당초 예상(25만명)보다 커질 것으로 봤다. 실업률 전망치는 2.9%로 유지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연간 600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520억달러)보다 80억달러 상향 조정한 결과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1%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 상향 조정의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면서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성장률 개선 등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졌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연간 전망을 조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올해 들어 월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를 기록한 뒤 2~3월 연속으로 3.1%까지 올랐다가 4월 다시 2.9%로 하락한 상황이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1%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연간 전망치는 2.6%로 동일하지만 하반기 월평균 전망치를 2.3%에서 2.4%로 변경했다”며 “연간 전망치는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상향 조정했는데 첫째 자리를 변경해 전망 자체를 바꿀 정도로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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