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해야 하지만 공시 업무는 기업의 직원, 사람이 하다 보니 종종 내용에 실수나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 기업들은 공시를 정정하게 되는데요. 오타를 수정하는 데 그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익 규모나 투자액, 소송을 제기받은 금액, 회계 감사 내용 등이 달라지면 투자자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플러스는 22일 분기보고서를 정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히알루론산 응용제품의 가동률을 15.75%에서 63.00%로 수정했습니다. 분기보고서가 공시된 날 공장 가동률이 15%대밖에 되지 않는다는 내용에 소액주주들은 눈을 의심했죠.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실적까지 악화하면서 주가는 곤두박질쳤어요. 바이오플러스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습니다.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약 23% 줄었는데요. 이 소식에 지난 17일 주가는 16%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가동률이 낮은 점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웠죠.
바이오플러스처럼 분기보고서가 정정되면서 소액 주주들을 다소 안심하게 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주주의 의구심에 불을 지핀 곳도 있습니다. ‘배터리 아저씨’로 유명한 금양인데요. 금양은 지난 3월 감사보고서를 정정했습니다.
별도재무제표 관련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검토)의견 비적정 등 여부에 ‘미해당’이라고 공시했다가 ‘해당’이라고 수정했습니다. 이로써 2022년, 2023년 연속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뒤늦게 알리게 된 것이죠.
2022년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안경회계법인은 수익인식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통제절차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금양에 대해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의견을 냈습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 내부에 설치하는 회계통제시스템이에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작성·공시되는 회계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죠.
비적정에 해당이 된다는 건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운영되지 못하면 재무제표상 문제점을 내부적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코스닥상장사인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유상증자 공시를 6차례 정정했습니다. 2023년 10월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납입 일정이 지속 미뤄졌어요. 발행 신주 수도 813만주에서 772만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일 935만주로 또 정정했습니다.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시장은 대개 악재로 받아들이는데요. 유상증자 계획이 지속 수정되면 불확실성에 투자자 혼란이 커지겠죠.
소송 제기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어요. 지난 20일 제넥신은 소송 제기·신청 공시에 기재된 소송가액을 변경했습니다. 제넥신은 이달 7일 “ICHOR MEDICAL SYSTEMS는 ICC에 당사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보상으로 679억원을 청구했다”고 알렸는데요. 제넥신은 이후 679억원이 아닌 1168억원으로 청구된 금액을 수정했습니다.
정정공시를 통해 투자 판단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건 틀림 없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내용이 수정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라면 정정공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또 너무 공시를 자주 고치는 기업이라면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공시 오류가 잦은 곳, 믿을 만한 기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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