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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시공권을 단 한건도 따내지 못한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들어 수주에 바짝 열을 올리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그동안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아무리 업황이 부진하더라도 미래 일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잠원강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 획득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시공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내면서 오는 25일 열릴 시공자 선정 총회에서 최종 수주 가능성을 키운 상태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달 부산 광안3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바 있다. 다음달 22일 열리는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수주를 확정지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건설은 서초구 신반포12차 재건축 사업권을 노리고 있다. 조합 측에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 적용 등을 약속하며 꾸준한 관심을 보인 결과 지난 18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내달 초 열리는 시공자 선정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DL이앤씨도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사업으로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이 네 차례나 시공사 선정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DL이앤씨만 단독으로 참여의향서를 제출하면서다. 업계에선 수의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역시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 수주에 공들이고 있다.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대우건설이 단독 응찰하며 유찰됐다. 조합은 전날 시공사 입찰공고를 다시 냈지만 대우건설 외 다른 건설사가 입찰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우건설은 앞선 지난달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3월부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대우건설만 단독 입찰하면서 결국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게 신반포16차 재건축 조합 측 설명이다.
이들 대형 건설사가 원자잿값·인건비 인상 여파로 공사비가 꾸준히 치솟자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태도 변화다. 실제 1분기 대형 건설사 10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원으로, 작년 동기(4조5242억원) 대비 약 12% 줄어든 바 있다.
이는 정비사업 수주 이후 준공까지 통상 수년이 걸린다는 점에 기반해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미래 일감을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수주부터 원가율 개선 및 분양성 검토 등 자체적으로 사업성 평가 기준도 강화했다 보니 ‘알짜’ 사업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모양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최대한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되는 현장을 선별해 수주를 지속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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