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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장기화에 불황이 이어지던 오피스텔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대사업 등 투자 목적이 강한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최근 들어 상승하며 매매 거래량도 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높은 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와 부동산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선뜻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려는 이들이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서울·경기 등 수도권 오피스텔 중에는 분양가를 수억원 낮춰 미분양을 해소하려는 곳이 적지 않다.
2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는 최근 기존 분양가에서 3억원 가량 할인한 금액으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준강남’ 입지로 불리는 과천에 들어선다는 점에서 2022년 7월 233실을 모집해 838건이 접수하며 3.60대 1 경쟁률이란 적지 않은 수요를 모았지만, 아직 전용 80㎡·84㎡형 일부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있어서다. 이곳 80㎡형 최초 분양가는 15억1900만~15억9800만원, 84㎡형은 16억800만~17억200만원 수준이다.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푸르지오 파크라인’도 2억원 가량 가격을 낮춰 잔여 물량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022년 8월 642실 모집에 나서 418건만이 접수돼 미달된 물량을 아직 털어내지 못한 탓이다. 이곳 전용 84㎡형 최초 분양가는 7억5100만~8억6000만원 수준으로, 선착순 분양을 통해 5억 후반~6억원 중반대로 분양가를 대폭 낮췄다.
서울 미분양 오피스텔 강동구 ‘강동역 SK리더스뷰’ 오피스텔도 10% 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계약자를 구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2월 378실 분양에 나서 563건의 청약 통장을 접수받아 1.42대 1의 경쟁률이 기록됐지만, 실제 계약률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조건 변경을 통해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췄고 계약서를 작성하면 계약금 5000만원을 되돌려 주기로 했다. 분양가의 5%에 해당하는 계약 축하금도 지급하기로 해 사실상 분양가 대비 10% 저렴한 가격에 오피스텔을 공급 중이다. 전용 84㎡형 분양가는 9억5000만~11억4000만원대다.
올해 들어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다소 회복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6990건으로 지난해 4분기 6764건 대비 3.3%(226건) 늘었다. 전세사기 여파에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늘었고, 이로 인해 월세가가 상승하자 임대 수익률이 늘어 매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거주보다 투자 수요가 많은 오피스텔은 월세 등 임대 가격이 오르면 매수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지난달 서울 등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5.01%를 기록했다. 5%대 수익률이 나타난 것은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시장 회복 조짐에도 오피스텔들이 미분양 물량 해소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을 꼽고 있다. 5%대 수익률에도 대출 금리가 이보다 높은 6~7% 수준이라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분양가가 다소 비싼 신축 오피스텔 계약을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의 대체재라는 점에서 각광 받았지만, 공사비 인상에 신축 분양가가 아파트와 비슷해 외면받고 있다”며 “또 아파트 매매 시장도 회복됐다고 보기 어려운 가운데 선뜻 오피스텔을 분양받으려는 이들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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