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천국 일본의 실버산업 ⑧] 고급 실버타운 입주 2년만에 도쿄로 돌아간 79세 노인의 경험담
[땅집고] 일본에서는 “실버타운은 지옥”이라고 절규한 노인의 경험담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쿄에서 라이브 하우스를 만들고 운영했던 히라노유우(平野悠)씨는 3년 전 77세에 치바현 가모가와시(鴨川市)의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태평양 바로 앞에 위치한 22층짜리 실버타운이었다. 일본 1위의 디벨로퍼 기업 미쓰이 부동산이 2018년 의욕적으로 론칭한 고급 실버타운 ‘파크웰스테이트’ 이다.
도쿄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 약 100㎞ 정도 떨어진 가모가와시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으로 유명한 인구 3만명의 소도시이다. 범고래 쇼로 유명한 가모가와 시월드가 있다.
파크웰스테이트는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의 노천탕과 극장, 당구장, 마작룸, 클럽 라운지, 피아노실, 도서관, 가라오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션뷰를 자랑하는 식당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현지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 등 현지 식재료를 100% 활용한 메뉴도 자랑거리이다. 병원은 물론 가벼운 치매 환자를 위한 병실까지 갖췄다.
고급 실버타운답게 비용도 비싸다. 방 2개, 화장실 1개, 거실로 이뤄진 20평형의 경우, 처음 입주할 때 일시금으로 6000만엔(약 5억3400만원)을 지불했고, 매달 식사와 관리비 등으로 19만엔(약 169만원)씩 냈다. 일시금을 내지 않으면 350만원 정도의 월세를 내야한다. 매달 5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태평양을 바라보며 먹는 진수성찬 식사에 대한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친구를 사귀는 것도, 취미 생활도 실패하면서 외출은 줄고 우울증이 찾아왔다. 그는 결국 2년 동안의 실버타운 생활을 청산하고 작년 11월 도쿄로 되돌아갔다. 만기 전 퇴소이기 때문에 1000만엔(약 890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고 한다. 그는 실버타운 경험담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결국 나는 양로원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죽기까지 10억 원 이상 든다는 호화로운 고급 실버타운, 팜플렛속의 노인들은 건강해 보였고 밝고 환하게 웃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나는 드라마속 실버타운의 노후생활을 동경하여 입주했다. ‘고립무원의 은둔생활’을 하다가 불과 2년 만에 좌절했다.”
누구에게는 ‘꿈의 노후 주거지’라는 고급 실버타운이 히라노씨에게 지옥으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첫째, 그의 성격이 전원형 실버타운에 맞지 않았다. 그는 젊은 시절 신좌익 노동운동을 가열차게 벌였던 청년 혁명가였다. 혁명가의 꿈을 포기한 그는 197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실버타운 주변에는 영화관도, 극장도, 미술관도, 스포츠클럽도, 목욕탕도,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도 없었다. 밖에 나가서 거리를 산책해도 상점가에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해안까지 20분 이상 걸리고, 밤 바다 산책은 위험해 보였다. 그러다보니 가끔 쇼핑을 하는 것 외에는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갇혀 지낼 수밖에 없었다. 하루 종일 실버타운에서 보내야 했다.”
다른 실버타운을 선택했어도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그가 입주한 ‘파크웰스테이트’는 파크웰스테이트 하마다야마(浜田山) 등 도심에도 실버타운이 많다. 도심형 실버타운은 수시로 친구와 친지를 만날 수 있고, 외출도 자유롭고 식사도 매일 실버타운에서 할 필요가 없다.
둘째, 실버타운에 대한 사전 지식 및 준비 미흡이 문제였다. 히라노씨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버타운 입주의 계기가 드라마였다고 했다. 2017년에 방영돼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가 실버타운 안락한 마을(‘やすらぎの郷’)을 배경으로 했다.
“드라마에서는 실버타운에 배우, 문학가, 뮤지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입주했다. 나는 록이나 서브컬처 같은 라이브하우스를 계속 운영해왔기 때문에, 거기에는 이야기가 통할 것 같은 사람들만 모여 있을거라 생각했다. 노인들이지만 다들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고, 그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 실버타운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 부부가 함께 입주해 있었고 중병을 앓고 계신 분들도 많았다. 지팡이를 짚거나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분들도 많았다. 매달 2~3명씩 돌아가셨다.“
전문가들은 실버타운을 선택하기 전에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를 먼저 고민하라고 권한다.
셋째, 부인과의 별거도 실버타운 정착을 막았다. 실버타운 입주전에도 가정내 별거 상태일 정도로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
“나는 죽으면 가능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죽고 싶었다. 싸우기라도 하면 반년가까이 말도 하지 않았던 아내에게 치매에 걸렸을 때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가모가와에 있는 실버주택에서 마지막을 혼자 보내고 싶다고 말했더니, ‘당신은 항상 바다를 바라보며 혼자 죽고 싶다고 말했잖아요’라며 흔쾌히 승낙했다. 유산 문제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이혼은 하지 않고 별거를 선택했다” 전문가들은 부부에게 특히 남자에게 배우자는 노년의 행복을 결정짓는 열쇠라고 한다.
가모가와의 실버타운을 퇴소한 히라노씨는 도쿄의 한복판 신주쿠로 돌아와 실버타운 경험담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회고록을 내는 등 젊은 시절 못지 않는 열정을 갖고 살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실버타운에 입주한 것이 10년은 빨랐는지도 모른다”면서 “거동이 불편해져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비로소 실버타운의 좋은 점을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차학봉 땅집고 기자hbcha@chosun.com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 운영 전문가 과정>
땅집고는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시니어 주거 및 케어시설 개발과 운영 전문가 과정(3기)’을 오는 9월 25일 개강한다. 올해 2월, 5월 순차적으로 개강한 1기, 2기는 조기 마감했다. 이번 과정은 시행사나 건설사, 자산운용사, 건축설계회사, 투자회사, 감정평가회사, 공기업, 공공기관 등 기업 회원이 대상이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를 포함해 총 18회로 진행한다. 금융권 최초 요양사업 전문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의 이상욱 본부장은 ‘시니어 시설과 요양시설 수익화를 위한 사업성 검토 및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설 관련 제도와 관련 법규, 입지 선정 전략 등을 공유한다.
황문영 종근당산업 벨포레스트 사무국장은 시니어주거와 요양시설의 차이점과 운영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다. 전국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공빠TV’의 문성택씨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기존 실버타운 개발 사례를 집중 소개한다.
강의는 매주 수요일 오후 4시~6시30분이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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