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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시행 시기를 못박았다. 내년 전력도매요금(SMP)으로 시작해 내후년 전력소매요금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력 당국이 ‘지역차등요금제 추진 로드맵’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14일 지역차등요금제의 근거법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 본격 시행을 앞두고 향후 실행 계획을 공개한 것이라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안덕근 장관 주재로 열린 제31차 에너지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전력시장 제도 개선 방향’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전력시장 재편의 한 축은 전력자원의 효율적 지역 분산을 유도하는 가격 신호를 제공하는 것이다. 산업부는 “전력시장 출범 이후 20년 이상 지속된 (전국) 단일 가격 체계를 개편하고 분산에너지법 등 특례를 활용해 전력자원 입지 최적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분산에너지법 제45조(지역별 전기요금)는 “’전기판매사업자’가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해 ‘전기사업법’ 제16조 제1항에 따른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할 때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문제는 1년의 유예기간동안 분산에너지법 하위법령에 지역차등요금제 시행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역차별 논란 속에 지역차등요금제가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아직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나온 건 아니지만 산업부는 2년간 추가 준비기간을 가진 뒤에 순차적으로 접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선 도매요금 차등(2025년 상반기)을 시행해 정확한 지역별 원가를 산출, 이를 바탕으로 소매요금 차등(2026년)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국내 유일한 전기판매사업자인 한전도 유사한 입장이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6일 산업부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지역차등요금제와 관련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절차적으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전력구입비(전력도매요금) 단계부터 차등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을 제외하고 (부산·울산·경북·전남 등) 영호남 (원전) 소재 지역은 오히려 (전력)수요에 비해 (전력)공급이 많다. 그래서 ‘지역별 한계가격제(LMP)’가 먼저 구매 단계에서 시행되는 게 맞고 현재 산업부에도 그렇게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산업부와 한전은 이를 통해 지역간 전력수급 불일치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력계통 상황에 비해 발전기가 과잉 공급된 구역은 SMP가 내려가고 상대적으로 SMP가 높은 지역으로 (신규) 발전기의 진입이 유도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값싼 전기요금을 따라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다소비 시설의 지방 이전도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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