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큰손’들의 1분기 미국 주식 바구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중심으로 M7 ‘줍줍’ KIC는 메타 외 M7 비중 줄이기 한창
국민연금이 1분기에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투자공사(KIC)는 16만 주 가량 처분하며 차익 실현했다.
엔비디아는 2024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매출은 260억4000만 달러(35조6000억 원),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8366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은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46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5.59달러를 상회했다.
다른 미국 빅테크를 두고도 국민연금과 KIC의 투자 전략은 엇갈렸다.
2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현황 보고서(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은 올해 1분기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인베스코 MSCI USA 상장지수펀드(ETF), 엔비디아, 아마존 순으로 컸다. 직전 분기 비중 2위를 차지하던 MS가 1위, 4위를 차지하던 엔비디아가 3위로 올라선 것이다.
13F 보고서는 글로벌 기관뿐만 아니라 한국 대표 ‘큰손’들의 미국 투자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과 국내 유일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도 미국에서 1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해 13F를 제출 중이어서다.
국민연금은 보유 상위 종목을 포함해 일명 ‘매그니피센트7(M7)’으로 꼽히는 종목을 모두 매수했다. 늘어난 주식 수를 보면 △MS(21만2817주) △애플(39만3294주) △엔비디아(7만2917주) △아마존(30만6954주) △메타(6만223주) △알파벳(14만2963주) △테슬라(11만568주) 등이다. 이중 엔비디아는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기존 2.71%에서 4.34%로 1.63%포인트(p) 늘었다. 국민연금이 가진 주식 중 보유 비중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이기도 하다.
1분기 KIC의 포트폴리오 상위주도 M7으로 구성됐다. MS를 필두로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메타 순으로 비중이 크다. 직전 분기에는 애플, MS,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 순이었다.
다만 매매 동향에서는 국민연금과 차이를 보였다. 메타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중을 줄여서다. 주식 수는 △MS(-29만6367주) △애플(-129만1147주) △엔비디아(-16만4525주) △아마존(-27만4284주) △알파벳(-20만8031주) △테슬라(-21만3954주) 등의 비중이 줄었다. 가장 비중이 크게 줄어든 종목은 애플과 테슬라다. 반면 메타는 166주 사들이며 보유 비중이 기존 1.67%에서 2.21%로 소폭 늘었다.
KIC는 M7 보유 비중을 줄인 대신, 미국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했다. KIC는 1분기 메타에 이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2위)와 램리서치(4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5위)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인공지능(AI) 수혜로 엔비디아가 반도체주 상승장을 주도하자, 업황 개선을 점치며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M7의 주가 고평가 우려는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섹터는 아직 확대할 타이밍은 아니지만, 최근 가격 조정이 나타난 만큼 이익 성장을 반영한 저평가 종목을 모니터링을 하는 중”이라며 “5월 운용 비중 확대 종목으로 메타와 존슨앤존슨을 제시하며, 탑픽(Top Pick‧최선호주)는 기존에 비중을 상향한 알파벳, 넷플릭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제시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비중 축소 종목으로는 마진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AMD와 테슬라, 단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스타벅스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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