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전날 전위거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으며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아버지 원수님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식장에 도착하시자 폭풍 같은 ‘만세’ 함성이 터져 올랐다”며 주애의 참석 소식을 전했다.
오후에 시작된 준공식은 불꽃놀이를 포함한 야간 공연까지 이어지며 축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김 위원장과 주애는 기념 공연을 함께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주애의 ‘잠행’이 길어지며 일각에선 후계 관련 논쟁이 김 위원장에게 부담됐을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마지막 일정이었던 지난 3월 항공육전병 훈련 장소에서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당시 현장을 참관했던 어린 주애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러 추측이 제기되는 와중에 다시금 등장한 주애는 많은 이들의 눈길이 쏠리게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주애가 처음 등장한 이후 1년 반이 됐고, 그동안 2개월 이상 활동하지 않다가 나타난 경우는 이번으로 4번째”라며 “이 자체에 크게 비중을 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 당국자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3번을 제외하고 모든 공개 활동이 군 관련 행사였다”며 “(이에 비해) 이번 해 공개 활동 절반은 문화·경제 행사에 등장한 것이 변화라면 변화”고 부연했다.
올해 주애의 김 위원장 일정 동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지만, 방점을 둘 곳은 주애의 등장 주기가 아닌 활동 분야라는 뜻으로 읽힌다.
주애는 올해 문화·경제 관련 행사에 4차례 참석했다. 앞서 1월 1일에는 연말 동안 이어진 ‘전원회의’를 마친 김 위원장과 함께 신년 맞이 공연을 관람했으며, 같은 달 7일엔 이례적으로 군사 행사가 아닌 김 위원장이 광천닭공장을 시찰하는 자리에 동행했다.
당시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주애를 대동한 것을 두고 “아마도 민생을 함께 챙기는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위거리 준공식 전 마지막 대외 노출이었던 3월 15일에는 강동종합온실 준공·조업식에 동행해 민생 챙기기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화성-17형 발사 현장에 이어 발사 성공 기념촬영식에도 주애와 함께 나타났다. 통신은 당시 주애의 실명을 거론하는 대신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높여 부르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 해 2월 7일엔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연회에, 이튿날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자리했다. 당시 주애의 호칭은 ‘존귀하신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격상됐다.
특히 올해 3월 15일 항공육전병(공수부대) 훈련 현장 동행 보도에는 ‘향도’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이후 이 표현은 삭제됐지만,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에게만 사용되던 단어였다는 점에서 주애를 둘러싼 후계자 논쟁은 더욱 가열됐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월 “(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그를) 조기 등판시키는 것 자체가 북한 내부가 굉장히 불안정함을 보여준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특히 청년 주도로 건설되고 북한 청년 집단인 ‘청년전위’에서 이름을 따온 전위거리 준공식을 계기로 주애가 다시 등장했다는 점은 미래 세대의 아이콘인 주애를 청년들과 연결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해 노동당이 제시한 3대 건설 사업중 하나인 서포지구에 속하는 전위거리는 다른 건설 현장과는 달리 군이 아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와 속도전청년돌격대 등 10만 ‘청년 탄원자’들로만 사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은 “조국의 부름 앞에 충실하고 사회와 집단 앞에 성실하며 미래를 위해 투신하는 열혈의 청년대군이 있어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의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청년들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서포지구 착공식에 이어 이번 전위거리 준공식에도 참여한 주애에 대해 일각에선 서포지구 개발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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